“한국식 스터디 카페로 해외 진출 성공… 무인매장 적용 확대” [Up! 부산 스타트업]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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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부산 스타트업] (주)오래

키오스크만 있던 시장에 앱 도입
5년 만에 전국 450개 매장 확대
올여름 호주 멜버른 첫 수출 성공
헬스장 등 비대면 서비스로 확장

부산 해운대구 우동 (주)오래 본사에서 정재헌 대표가 스터디 카페 키오스크 솔루션 ‘제로 아이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주)오래 본사에서 정재헌 대표가 스터디 카페 키오스크 솔루션 ‘제로 아이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서비스의 정의를 바꾸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무리 없이 서비스할 수 있는 비대면 솔루션이 확대됐다. 스터디 카페 비대면 솔루션을 제공하는 ‘(주)오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급성장했다. 키오스크만 있던 스터디 카페 시장에 앱 서비스를 도입해 획기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킨 이후, 지난 6월에는 첫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업계 첫 모바일 서비스 도입

카이스트에서 경영공학을 전공한 오래의 정재헌(40) 대표는 2015년부터 부산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전에도 카이스트 후배들과 함께 서울에서 공동 창업한 경험이 있지만, 당시 내놓은 서비스는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다. 부산으로 돌아온 정 대표는 해외 의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아이템으로 창업했다. 이후 자유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여행 가이드 연결 앱까지 이어졌다.

“처음에는 의료 관광이나 자유 여행으로 부산을 찾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성형 등 의료 관광을 위해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부산 의료 관광 에이전트와 연결해 주는 앱 ‘오래미’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부산에 있는 가이드를 직접 연결하거나 앱을 통해 여행 코스만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앱 ‘채비’로 확장했습니다.” ‘채비’에서 조금씩 매출이 발생했지만, 확장성은 크지 않았다. 2018년 정 대표는 우연히 무인 매장으로 운영하는 스터디 카페를 접했다.

“지인이 스터디 카페를 창업하려고 준비 중이었거든요. 같이 스터디 카페를 가보니 키오스크만 덩그러니 있고 기능은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앱을 만든 경험이 있었던 만큼 모바일을 활용해 스터디 카페를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침 ‘채비’를 더 확장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놓여 있었는데 과감히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2018년 앱 개발을 시작했고, 이듬해 6월 오래의 비대면 솔루션 ‘제로아이즈’를 채택한 첫 가맹점이 생겼다. “당시만 해도 스터디 카페 무인매장은 키오스크로만 운영되고 있었는데, 현장에 가지 않으면 자리가 비었는지 확인이 불가능한 시스템이었습니다. 미리 모바일 앱을 통해 자리를 예약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바로 앱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오래는 키오스크에 집중되어 있던 스터디 카페 비대면 서비스 시장에 처음으로 앱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이 됐다.

■기회가 된 코로나19 팬데믹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무인 스터디 카페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독서실과 달리 법적 제재가 적었고, 무인으로 운영되다 보니 독서실에서 스터디 카페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었다.

스터디 카페 프랜차이즈도 한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오래의 키오스크와 앱을 결합한 ‘제로 아이즈’ 서비스가 입소문이 나면서, 이를 채택한 프랜차이즈도 늘어났다.

“프랜차이즈 덕분에 2021년까지 고속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팬데믹으로 관광업이 사실상 셧다운되면서 자연스럽게 스터디 카페 무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었죠.”

2019년 오래의 솔루션을 도입한 스터디 카페는 23개였는데, 2020년 131개로 늘더니 지난해 378개, 올해 450개로 훌쩍 늘었다. 무인으로 운영되다 보니 출입 제어부터 시작해 키오스크 안정화 등 기술적 측면의 안정성이 중요한데,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제로아이즈’를 채택한 스터디 카페가 대폭 늘어났다.

“이용자 패턴을 분석하고 매장 운영과 관련된 리포트를 매달 점주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가장 붐비는 요일이나 시간을 분석해 정보를 점주에게 전달하고, 최적의 운영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셈입니다. 또 정기권 이용 고객이 1주일 이상 결제를 하지 않고 있다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할인 쿠폰을 발송해 주는 등 점주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서비스가 호평받고 있습니다.”

■첫 해외진출 성공, 도전 시작

오래는 올여름 호주 멜버른에 처음으로 한국식 스터디 카페 솔루션을 수출했다. 현지에 맞는 문자 발송·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언어 역시 다국어로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만난 호주 교민이 멜버른에 스터디 카페 솔루션을 도입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고, 수출이 성사됐습니다. 현지에 가보니 아시아인 인구 비율이 높고 교육열이 높은 곳이더라고요. 도서관과 카페가 문을 닫는 시간에도 공부할 수 있는 장소로 한국식 스터디카페가 들어선 거죠. ‘제로아이즈’를 현지화해서 수출한 첫 사례인데, 스터디 카페뿐만 아니라 헬스장 등 앞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곳이 무궁무진해 보였습니다.”

오래는 앞으로 스터디 카페뿐만 아니라 비대면 무인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업종에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헬스장, 필라테스, 요가, 탁구 등 실내 스포츠 업종이나 태닝 숍 등 무인 매장으로 운영하려는 업종이라면 어디든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는 공간과 사람, 콘텐츠를 연결해 쉽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목표로 달려갈 예정입니다. 1단계가 스터디 카페였다면 2단계는 업종 다변화고요, 사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사람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고 나오면 꺼지는 것부터 시작해 냉난방 온도 조절까지 모든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기술 개발에도 힘쓰려고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돕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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