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명가'로 부활한 HJ중공업, 컨선 2척 동시 명명식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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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0TEU 짐 다뉴브·짐 갠지스
최대 주주 바뀌고 6년 만에 수주
조선부문 경영 정상화 상징
"고기술 선박 건조로 재도약"

HJ중공업은 30일 영도조선소에서 선주사 관계자와 임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가졌다. HJ중공업 제공 HJ중공업은 30일 영도조선소에서 선주사 관계자와 임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가졌다. HJ중공업 제공

부산을 대표하는 조선기업 HJ중공업이 모처럼 상선 건조 능력을 과시했다. HJ중공업은 30일 영도조선소에서 선주사 관계자와 임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컨테이너선 2척의 명명식을 동시에 진행했다. HJ중공업 조선부문 유상철 대표는 이날 명명식에서 “대한민국 조선 1번지의 경험과 기술력을 통해 고기술·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고객 만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명식을 가진 2척의 상선은 유럽 선주사가 발주한 55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 운반선. 각각 ‘짐 다뉴브’와 ‘짐 갠지스’로 명명되었다. 시운전 등을 마친 이들은 2개월 정도의 마무리 작업을 거쳐 유럽 선주에게 순차적으로 인도된다.

부산 조선업계에 이들 컨테이너선 2척이 주는 의미는 크다. HJ중공업이 2021년 9월 최대 주주가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 바뀐 뒤 일반 상선으로는 6년 만에 수주한 물량이기 때문이다.

1937년 창립한 대한조선공사가 전신인 HJ중공업은 그간 조선업계 맏형 노릇을 해왔다. 그러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2016년 산업은행과 자율협약을 맺고 관리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상선 건조의 맥도 끊어졌다. 전 세계적인 조선업 업황 악화로 상선 수주에 제약이 걸렸다.

그러다 새 주인을 찾은 뒤 곧바로 상선 수주에 들어갔고, 유럽 선사로부터 총액 2억 7000만 불 규모의 55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건조 계약을 따내며 상선 시장 재진입을 알렸다.

계약 체결 이후 2년여 간의 공정을 거쳐 이날 이름을 부여받은 이들 컨테이너선은 HJ중공업 조선부문 입장에서는 경영 정상화의 상징과도 같은 명명식인 셈이다. 동부건설 컨소시엄과 HJ중공업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상선 수주에 집중한 결과 현재까지 5500~ 9000TEU급 중대형 친환경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HMM과 총 3167억 원 규모의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메탄올 추진선은 기존 벙커C유 선박과 비교해 탄소 배출량은 25% 적다.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도 각각 80%, 99%를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선박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HJ중공업 입장에서는 차세대 친환경 컨테이너선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전통적으로 우위를 점해오던 특수선 부문에서도 해군의 고속상륙정과 차기 고속정, 독도함 성능개량사업, JLOTS(합동해안양륙군수지원체계), 해경 3000t급 경비함 등의 추가 수주에 성공하며 곳간을 채웠다. HJ중공업은 향후 3년 6개월 간의 일감을 이미 확보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동시 명명식을 통해 HJ중공업이 상선 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면서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할 친환경 선박에서 특수목적선까지 고기술·고부가가치 선박을 완벽히 건조해 재도약 발판을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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