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의 치고 달리기] 한 지붕 두 가족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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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라이프부 기자

부산에 또 하나의 스포츠 구단이 생겼다. 부산 KCC 이지스다. 이로써 KT 소닉붐이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2년 만에 남자 프로농구 경기가 다시 열리게 됐다. 기존의 롯데 자이언츠(야구), 아이파크(축구), BNK썸(여자 농구)를 포함하면 부산은 총 4개 프로 스포츠팀을 보유한 도시가 됐다.

KCC가 합류하면서 사직실내체육관은 ‘한 지붕 두 가족’이 불가피해졌다. KCC는 홈구장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으로 지정했다. 사직실내체육관은 여자 농구 BNK 썸의 홈구장이기도 하다. BNK는 2021년부터 사직 실내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BNK와 KCC의 공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프로농구리그가 개막하는 오는 10월 말까지 모든 준비를 끝마쳐야 한다. 두 팀의 로커룸 같은 필수 시설의 배분, 경기장과 코트 내 광고물 재배치 등 조율해야 할 부분이 많다. 체육관의 임대인인 부산시와 임차인인 BNK, KCC는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특히 부산시의 역할은 중요하다. 부산시는 BNK와 KCC가 잘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부산시는 두 구단이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부산 시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경기를 만드는 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부산시의 프로 스포츠 관련 행정은 그동안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부산 연고 구단에 대한 홀대는 팬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부산시는 부산아이파크 홈구장인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대형 OTT 업체에 대관하며 정작 아이파크에는 제대로 된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각종 콘서트나 외부 행사로 인해 부산아이파크는 홈 구장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도 끊이지 않으며 ‘부산 연고 구단 패싱’ 논란을 일으켰다.

부산시는 2년 전 KT 소닉붐의 일방적인 연고지 이전 결정의 경험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부산 연고 구단’임을 자처했던 구단이 왜 180도 입장을 바꿔 수원으로 떠났는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 동시에 프로 구단이 부산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필요한 지원은 무엇인지 검토해야 한다. 반대로 부산시가 구단들로부터 반드시 얻어야 할 명분과 실리는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프로농구 명문 구단인 KCC의 합류로 부산의 농구 열기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BNK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BNK, KCC 모두 각 리그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부산시는 KCC의 부산 합류를 계기로 부산 시민들이 프로 스포츠를 통해 활기를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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