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리더십 강화” 비명 “정치 포기”
체포동의안 표결 놓고도 계파 갈등
김용민 “부결시켜야” 이상민 “가결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상임고문이 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닷새째 단식을 이어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위로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단식을 놓고 계파 간 갈등을 드러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선 “당내 리더십이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비명계에선 “정치 포기”라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

친명계 김용민 의원은 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당내의 리더십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의원은 “동조 단식을 하려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민주당 의원으로서 상당히 난감하고 착잡하다”면서 “그 방법이 유효적절한가라는 점에서 의문을 갖는 견해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단식의 ‘출구 전략’에 대해서도 “명분이 있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자칫 국민적 여론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끝날 수도 있다”면서 “스스로 단식을 멈추는 것이 지혜롭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단식에 대한 당내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사법리스크’ 대응 전략도 계파별로 차이를 보였다. 친명계에선 검찰의 영장 청구에 의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경우 부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김용민 의원은 “검찰 독재라고 민주당이 규정을 했기 때문에 부결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상민 의원은 “판사의 영장심사를 정정당당하게 받고 그 결과에 따르겠다는 차원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 단식이 건강 문제 때문에 길게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친명계인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 “범국민대회 행사 등으로 상당히 체력소모가 심한 편”이라며 “여러 여건과 비교해 봤을 때, 장기화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사법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피의자의 땡깡’이라며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 조사 소식에 뜬금포 단식을 천명하더니 국회를 극단 성향 유튜버들의 놀이터로 만들어버렸다”며 “당의 수장의 모습보다 관심받고 싶어 하는 관종(관심 종자)의 DNA만 엿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