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흉상’ 엎친 데 ‘윤미향 논란’ 덮쳐… 여야 ‘이념 공방’ 확산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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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조총련 행사 참석 윤 의원 비난
“민주당이 모른 체한다면 너무 비겁해”
민주, 홍 장군 흉상 관련 윤 대통령 직격
“대통령이 나서서 진두지휘 독재 회귀”
윤 의원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안 해”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정치권의 ‘이념 공방전’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서 윤미향 의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행사 참석 등으로 확대됐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반국가적 행위에 동조”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편향된 이념 전사가 됐다”며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의원의 조총련 행사 참석을 맹비난했다. 무소속 윤 의원은 지난 1일 조총련이 일본 도쿄에서 주최한 ‘간토대지진 100년 조선인 학살 추도식’에 참석해 논란이 됐다.

윤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초청도 없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도 모자라서 우리 정부를 ‘남조선 괴뢰도당’이라고 부르는 것을 가만히 듣고 앉아있기만 했다는 것은 명백한 국회의원 제명 사유”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의원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준 것도 민주당이 무소속이라고 모르는 체한다면 너무 비겁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을 향해 “묵언수행 중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설상가상 민주당 최고위원이라는 분은 조총련이 약간 다소 친북이라거나 미국 공화당 행사를 거론하며 별일 아닌 것처럼 두둔하기 급급했다”면서 “안이한 인식도 문제지만 야당 쪽의 비뚤어진 국가관은 더 큰 문제”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에선 윤 의원 조총련 행사 참석에 대해 판단을 미루는 모습이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반국가행위라고 단정을 지어버릴 만한 정황이 명백하게 드러난 것이냐 이 부분이 궁금하다”면서 “반국가행위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좀 과잉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논란을 일으킨 윤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아무 행위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헌화하고 나왔다”며 “남북교류협력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 왜냐면 저는 조총련을 만나러 갈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논란에 대한 대응 대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이념 투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살려야 할 것은 반공이 아니라 민생”이라며 “다시 한 번 정부가 민생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대통령실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비판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 지나치게 나서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 일을 두고도 맹공을 가했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대통령이 나서서 이념 전쟁을 진두지휘하면서 대한민국은 완전한 민주 사회에서 독재 국가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의 이념공방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이어졌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국가보훈부가 고 백선엽 장군의 안장 기록에서 ‘친일 반민족행위자’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언급하면서 “극우 뉴라이트 본색”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은 “어떤 경우가 있어도 육군사관학교에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홍범도라는 이름의 함정이 있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흉상 이전에 대해 다른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흉상 이전 문제에 대해 “정부가 꼬였다”면서 “이념 문제가 아닌데 이념 문제로 규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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