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올해 최고치…‘사우디 감산’ 배럴당 90달러 육박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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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국내 기름값 물가 부담

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소식에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이미 최근 두달새 크게 오른 국내 기름값도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은 물가를 올리는 중요한 요인이어서 지난달 3.4% 상승한 소비자물가가 연말에 2%대로 떨어질지 불확실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14달러 오른 배럴당 86.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가격은 올해 최고치이자, 2022년 11월 15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날 장중 한때 11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를 넘기도 했다. WTI 유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6.43달러 올랐다. 2개월 전 77달러 이던 두바이유도 현재 89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날 유가가 상승한 것은 사우디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산유국 협의체가 자발적 감산을 올해 말까지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은 사우디가 연말까지 자발적인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가 하루 100만 배럴의 감산을 이어가면 오는 10~12월에도 사우디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약 900만 배럴에 그치게 된다. 러시아도 석유 수출을 하루 30만 배럴 줄이고 있는데 이를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OPEC+가 세계 경제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석유 시장을 타이트하게 유지해 가격을 높게 가져가려고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 상승은 뉴욕증시도 하락시켰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195.74포인트(0.56%) 하락한 3만 4641.97에 거래를 마감했고 S&P500과 나스닥지수도 떨어졌다.

6일 현재 부산 기름값은 휘발유의 경우 L당 1736원을 기록했고 경유는 1630원을 나타냈다. 기름값은 최근 급속히 올라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 6일에는 1552원이었으나 두 달 만에 184원 상승했다. 경유 가격은 2개월 만에 266원 올랐다.

2021년 시작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는 5차례 연장됐지만 현재 적절한 종료 시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일단 10월 31일까지 현재의 인하율을 유지한다고 밝혔으나 10월 중 재연장할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 국제유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유류세 인하가 재연장될 수도 있다. 현재 휘발유에는 25% 인하율이 적용돼 L당 세금부담이 205원이 줄어든 상태다. 경유 역시 37% 인하돼 세부담이 212원 경감돼 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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