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고강도 대여 투쟁 시동… 날 선 정국 ‘시계 제로’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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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야 탄압 몰두 내각 총사퇴”
쟁점 법안 강행·당정안 제동 전망
여야 확전에 정기국회 파행 우려
대법원장 임명동의 등 ‘가시밭길’
국힘 ‘유권석방 무권구속’ 맹공
국회의장 ‘국민 눈높이 정치’ 당부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의총.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는 기각 규탄 구호로 회의를 마무리하고 있다(왼쪽).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박수를 치며 의총을 시작하고 있다 . 연합뉴스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의총.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는 기각 규탄 구호로 회의를 마무리하고 있다(왼쪽).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박수를 치며 의총을 시작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여야 대치 국면이 한층 첨예한 정쟁으로 확전될 양상이다.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이 민주당의 ‘검찰 야당 탄압 수사’ 주장의 명분으로 변질되면서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총력을 쏟아온 국민의힘이 수세에 몰렸단 분석이다. 민주당의 수위 높은 대여 투쟁이 예상되는 상황에 쟁점 법안 처리,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인사청문회 등에도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가시밭길 정기국회가 전망된다 .

여야는 내달 6일 본회의를 열고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을 표결하기로 27일 합의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여야는 지난 21일 본회의 때 처리하지 못한 각종 민생법안도 같은 날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지난 21일 열린 본회의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정회 후 속개되지 않아 자동 산회됐다. 당시 법안 98개 중 90개가 처리되지 못했다.

이 대표의 기사회생으로 향후 정기국회는 가시밭길이 불가피하다. 쟁점 법안을 두고도 한층 치열한 여야 격돌이 벌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방송 3법’ 등 쟁점 법안 강행 처리에 나설 경우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맞설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민생 분야 협치를 요구하지만,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명분을 챙긴 민주당은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대여 투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여 투쟁은 곧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 당정 법안 제동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 국민의힘이 야당 탄압에만 몰두한 것이 입증됐다며 내각 총사퇴를 통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 여권은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내린 사법부를 정면 비판하면서 ‘유권석방 무권구속’ ‘황제 판결’을 주장하며 이 대표 표적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여야가 그간 일부분 합의점을 보였던 민생 분야도 정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역시 민주당이 부결시킨다면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더욱 장기화할 수 있다. 여야 간 연말 예산안 처리도 험로가 예상된다.

다만 양당 원내대표가 이날 가진 상견례 성격의 회동에서 ‘파트너십’과 ‘존중’이 강조돼 건설적인 정기국회 운영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윤 원내대표는 “홍 원내대표와 함께 21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좀 더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홍 원내대표와 자주 소통하고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면 충분히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윤 원내대표는 정책 현안을 매우 꼼꼼하고 차분히 잘 다뤄 배울 게 참 많았다”고 화답하면서도 “다만 야당으로서 아쉬운 것은 국회와 야당을 대하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태도다. 변화를 촉구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회 운영을 당부했다. 김 의장은 신임 홍 원내대표를 향해 “정치라는 게 위기가 기회이기도 하고 새로운 위기에서 강한 리더십을 보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양당 원내대표를 향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회 운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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