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선 총수까지 유치 사활… 나머지 대기업은 ‘미지근’[2030 엑스포 부산에서!]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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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엑스포 부산에서!] D-15

삼성·LG·현대차·롯데·SK 수십억 홍보전
최태원 회장, BIE 회원국 찾아 광폭 행보
포스코·한화·GS·신세계 등 존재감 미미
대한항공도 래핑 홍보 외 총수 활동 소극적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그룹이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지만, 이들 외에 나머지 대기업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LG제공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그룹이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지만, 이들 외에 나머지 대기업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LG제공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그룹이 총수는 물론이고 계열사별로 부산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과는 달리 나머지 대기업들은 다소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이 월드엑스포 유치전에 뒤늦게 뛰어들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추격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각 그룹의 유치전 외면에 대한 비난이 적지 않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은 현재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룹별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막판에 수십억 원을 들여 유럽 주요 지역 광고에 나서고 있다.

LG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등에서 수천 대의 ‘부산엑스포 버스’를 운영 중이고, 주요 지역에 대형 광고판 수백개를 배치했다. 삼성은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 14개 광고판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홍보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파리 주요 지역의 270여 개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영상을 상영 중이다.

롯데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축구 리그인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개 경기에 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SK는 2030월드엑스포 민간 유치위원장인 최태원 회장이 투표권을 가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찾아다니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등 계열사를 통한 월드엑스포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주요 그룹의 경우 대부분 월드엑스포 개최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사업 유치 건이 걸려 있어 글로벌 홍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에 나섰다.

반면 포스코, 한화, GS, 신세계, KT, LS 등의 다른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들어 월드엑스포 활동이 미미해 “존재감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올해 재계 5위로 올라선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과 정탁 대표가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 유치 지원을 당부했고, 그룹사 경영진도 글로벌 네트워크 통해 현지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 회장과 정 대표가 지원을 당부한 것은 지난해였고, 올해 들어서는 뚜렷한 월드엑스포 활동이 없었다.

재계 7위 한화는 지난해 10월 경영진이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를 방문해 월드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한 정도일 뿐 김승연 회장과 아들 김동관 부회장은 전면에 나서 유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민·관·정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재계 8위 GS는 본사 건물 외벽 홍보와 허태수 회장이 대통령 경제사절단으로 오만에 가서 유치를 당부한 정도다. GS는 직전 허창수 회장이 재계를 이끄는 전경련의 회장사였다.

롯데그룹과 유통 양대산맥인 신세계그룹의 경우 총수인 정용진 부회장의 부산엑스포 활동이 전무하다. 통신사들중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비해 다소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KT는 조만간 부산에서 열리는 엑스포 관련 행사 참여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아이돌그룹 블랙핑크가 새겨진 부산 엑스포 래핑 비행기 홍보, 비행기 내 홍보 동영상 방영 등으로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작 그룹 총수인 조원태 회장의 활동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때 조양호 회장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와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적극 나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LS의 경우 그룹 차원의 유치 홍보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LS 측은 “그룹 구자은 회장이 대통령 경제사절단으로 꾸준하게 활동중이고, 그룹 회장 출신의 구자열 무역협회장도 엑스포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해외네트워크와 지사가 많은 주요 그룹들 중심으로 엑스포 유치를 위한 해외 교섭활동이 활발한 형편이고 다른 그룹들은 규모가 작은 만큼 교섭활동이 드러나지 않는 편”이라면서 “다만 이들 그룹들은 국내외 홍보활동에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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