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 고조된 유치 열기 전달, 승리 마지막 무기” [2030 엑스포 부산에서!]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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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엑스포 핵심 역할 2인 조언

막판 경쟁 효과적 득표 전략 소개
부산 체류매력도 더 높은 점 강조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큰 경쟁력
K팝 등 소프트파워도 내세워야

2018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25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을 당시 일본 유치 관계자들의 모습. BIE 홈페이지 제공 2018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25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을 당시 일본 유치 관계자들의 모습. BIE 홈페이지 제공

“부산 시민의 뜨거운 유치 열기를 파리에 전달해야 합니다.”

2025년 오사카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에 성공한 일본 관계자들은 부산 시민의 ‘유치 열기’가 2030월드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마지막 무기’라고 분석했다. 2018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러시아, 아제르바이잔을 물리치고 2025년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던 일본 오사카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은 막판 ‘파리 현지 경쟁’에서 ‘시민의 열기’가 가장 효과적인 득표 전략이라고 밝혔다.

〈부산일보〉는 오사카의 ‘승리 비결’을 듣기 위해 2018년 당시 오사카 유치위원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2명의 일본 현지 인사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인터뷰에 응한 하시즈메 신야 오사카공립대 연구 추진기구 특별교수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유치안을 작성하는 ‘워킹그룹’의 좌장을 맡았다. 그는 이후에는 오사카부와 오사카시의 특별 고문으로서 2025 오사카 엑스포 개최를 돕고 있다. 이케다 히로유키 도요테크 사장은 2018년 당시 간사이경제동우회 대표 간사를 맡고 있었고 이 때문에 2025 엑스포 유치위원회 부회장을 지냈다.

하시즈메 교수는 2025엑스포 유치 경쟁 당시 오사카의 강점으로 ‘체류 편의’와 ‘국제 공항’을 강조했다. 그는 “체류하는데 있어서의 문화나 역사의 매력, 국제공항의 접근성 등 장점을 소개한 것이 차별화된 경쟁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산의 2030엑스포 유치 전략과도 통하는 부분이 많다.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비해 ‘체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공항 역시 2029년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이 2030엑스포 유치에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사실을 일본의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케다 사장도 체류 편의와 ‘소프트파워’를 강조했다. 그는 “한 국가의 대사는 ‘젊었을 때 외교관으로 도쿄에 거주했는데 일본인들은 어디를 가나 친절하고 정중하게 대해줬다. 일본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면서 체류 편의가 실제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각국 대사에게 큰 호소력이 있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이케다 사장은 또 “일본에서 (홍보를 위해)가져간 선물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피카츄 인형’이었는데 어떤 대사는 손자가 피카츄를 너무 좋아하는데 더 줄 수 없냐고도 말했을 정도”라며 “일본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의 대단함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한국도 ‘K팝’ 등 소프트파워를 전면에 내세워 득표전에 나선 상태다.

BIE 총회를 앞둔 시점에서 막판 파리에서의 득표 전략과 관련, 핵심은 ‘시민의 유치 열기 전달’이라고 강조했다. 하시즈메 교수는 “엑스포 유치와 관련, 국민들의 열망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을 파리에서도 어필해야 한다”면서 “오사카는 시민들의 열정을 강하게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이케다 사장은 “2018년 당시 국회의원과 오사카부 시장, 경제계의 대표, 경제산업성, 외무성의 책임자가 한 팀이 돼 각국의 주프랑스 대사에게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엑스포로 해당 국가가 얻을 수 있는 메리트를 앞세운 것이 유치 성공에 기여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 관계자들은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일본 기업의 역할도 강조했다. 하시즈메 교수는 “일본 기업 관계자 등이 사업 관계가 있는 각국에 직접 어필(지지호소)을 했다”고 밝혔다. 이케다 사장도 “일본 기업의 해당 국가 진출 정보 등을 바탕으로 성의를 가지고 접촉한 결과 승리했다”고 밝혔다.

일본 관계자들은 BIE 총회 전까지 유치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확신은 할 수 없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하시즈메 교수는 “유치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했지만 투표 당일까지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각 국가의 ‘표 계산’에 대해 “신뢰도에 분명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 관계자 등은 사전에 어느 정도 득표 수의 예측이 돼 있었다”면서도 “경쟁하는 여러 국가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나라가 있다면 신뢰도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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