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신불산 케이블카 찬반 논란 ‘격화’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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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사찰 통도사 “자연·수행환경 훼손 불보듯”
울주군 서부발전협 맞불 회견 “산악관광 활성화 지지”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위원장 현범 스님)는 20일 경남 양산시 통도사 일주문 앞에서 회견을 열고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 제공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위원장 현범 스님)는 20일 경남 양산시 통도사 일주문 앞에서 회견을 열고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 제공
울주군 서부 6개 읍·면 발전협의회는 20일 울주군청에서 회견을 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자 제공 울주군 서부 6개 읍·면 발전협의회는 20일 울주군청에서 회견을 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자 제공

20여 년간 답보상태인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본격 재개되면서 불교계와 지역 주민들 사이에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국내 최대 사찰인 통도사는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울산 울주군은 민선8기 이순걸 군수 취임 이후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해 울주군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2.472km 구간에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진중공업의 특수목적법인인 영남알프스 케이블카(주)가 2025년 12월까지 10인승 캐빈 50여 대를 설치해 울주군에 기부채납하고 20년 동안 무상으로 사용하는 조건이다. 사업비 644억 원을 전액 민자로 댄다.

통도사 측은 2014~2015년에도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반대한 적 있는데 이번에 인근 영축산과 가장 가까운 노선으로 사업이 재추진되자 “이는 통도사에 대한 도발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통도사 영축환경위원회는 “인간의 편리함과 사업적 이익을 위해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뭇 생명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일”이라며 “시민 누구나 누려야 할 공공재를 특정 기업의 사업적 이익을 위한 전유물로 허가하는 것은 특혜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이 들어설 예정지와 중간 지주가 생기는 공룡능선 일대는 지질학적으로 지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면서 “현재도 낙석이 떨어지는 등 산사태 위협이 있어 안전상 매우 취약한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통도사 측은 본사는 물론 말사와 재가불자를 총망라해 영남알프스의 자연환경과 영축총림의 수행환경을 훼손하는 어떠한 개발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울주군 서부 6개 읍·면 발전협의회는 이날 오후 들어 울주군청에서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를 조속히 설치하라”고 촉구했다.

발전협의회는 영남알프스를 중심으로 한 산악관광이 활성화하면 인근의 언양·봉계 한우 불고기단지는 물론 국보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언양읍성 등 문화유적지 탐방객도 함께 늘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발전협의회는 이어 “케이블카는 침체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전국 제일의 산악관광자원으로써 울산의 위상을 드높일 특별한 자원”이라며 “120만 울산시민의 염원을 담아 조속한 설치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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