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3일부터 가자지구에 구호품 트럭 진입 허용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이스라엘-하마스 임시 휴전

4일간 어린이·여성 위주 석방
트럭 수십 대에 약품·의류 지원
“군대를 위험에 빠뜨리는 결정”
이스라엘 일부 극우 관료 반발

22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일시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한 어린이가 배급받은 식수를 옮기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일시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한 어린이가 배급받은 식수를 옮기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2일(현지 시간) 인질과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4일간의 휴전에 들어갔다.

이스라엘 각료회의가 이날 임시휴전안을 통과시키면서 전쟁의 한복판에 놓인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구호품 전달이 가능하게 됐다. 의료품과 연료 등 구호품을 실은 트럭의 가자지구 진입이 허용되고, 가자지구 남부에서 4일간 드론 비행도 중단된다.

휴전 시작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르면 23일부터 교전이 중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협상 타결 이후 이행까지 24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이스라엘 시각으로 최소 23일 오전은 돼야 인질 석방 등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밤 각료회의를 열고 이번 협상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인질 전원 석방’과 ‘하마스 붕괴’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휴전하는 것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면서 회의가 이튿날인 이날 새벽까지 6시간 넘게 이어졌다.

일부 극우주의 정당 소속 각료는 “휴전이 전투 중인 군인들을 오히려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중단 없는 전투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보안 기관과 다수 야당도 이번 협상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카타르의 협상안은 이스라엘 정부 내 소수 극우주의자의 반대에 불구하고 다수의 찬성으로 회의를 통과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각료회의 이후 성명에서 “이스라엘군과 보안군은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하마스를 제거하는 동시에 가자지구가 이스라엘 국가를 더 이상 위협하지 못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지난달 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민간인과 군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40여 명의 인질을 납치했다.

이스라엘은 즉각적인 전면전에 돌입해 한 달 반 넘게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과 지상전을 전개했다. 이 전투 과정에서 가자지구 민간인 1만 4000여 명이 숨지자 카타르가 나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중재했다.

한편, 하마스 역시 같은 날 가자지구 내 적대행위를 4일간 중단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공식 채널로 알렸다.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텔레그램에 성명을 내고 “인질 50명을 석방하고 팔레스타인인 여성과 아동 수감자 150명을 돌려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스라엘이 이날 승인한 ‘인도주의적 휴전’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하마스는 “이 휴전 합의 조항은 우리 국민에게 봉사하고 침략에 맞서 굳건함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저항의 비전에 의해 공식화됐다”고 설명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