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 “아프리카·카리브해 도서국이 캐스팅보트” [2030 엑스포 부산에서!]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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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현지서 화상 인터뷰

본국 지침 못 받은 BIE 대표 많아
현지 파견 각국 대표 교섭에 치중
2차 투표 올인 전략 가시적 효과
최근 한국 상승세는 대부분 인정
중장기적 협력 파트너 내세워
개발도상국 표심 잡는다는 전략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기념 스티커를 보이고 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기념 스티커를 보이고 있다. 부산시 제공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불과 6일 앞둔 현재까지 누구도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데 본국에서 (어느 도시에 투표할지)최종 결정이 내려오지 않았다는 대표들도 많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1차 투표는 '2강 1중', 2차 투표는 우리와 사우디의 박빙 승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결전지인 파리에 입성한 이후 새벽잠을 쪼개 가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BIE 대표들을 만나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은 22일 오후 진행된 파리 현지 화상 인터뷰를 통해 현재 판세를 이렇게 진단했다.

박 시장은 현재 우리나라가 ‘투 트랙 전략’으로 막판 교섭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 사우디나 마찬가지로)본국에서 지지를 확보했다 하더라도, 실제 투표권을 행사하는 BIE 대표들에게 이 같은 방침이 잘 전달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고, 또 파리 현지에서는 다른 판단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막판인 만큼 본국 교섭보다는 현지에 파견된 각국 대표 상대 교섭에 비중을 조금 더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파리 현지에서 체감되는 부산엑스포 유치 열기가 어느 경쟁 도시보다 뜨겁고, 부산이 엑스포 개최에 최적의 도시라는 공감대 역시 각국 대표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한국이 엑스포를 하면 제일 잘 할 수 있고 적합한 도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아쉬운 점은 부산이 엑스포 유치전에 리야드에 비해 1년 늦게 뛰어드는 바람에 초기에 사우디가 지지를 선점한 나라가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 같은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1차 투표와 2차 투표에서 부산과 리야드를 지지할 국가를 분리해 2차 투표 지지 확보에 초점을 두고 집중 교섭을 펼치고 있고, 실제 이 같은 전략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시장은 “최근 몇 달간 한국이 상승세라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고, 사우디도 상당히 긴장해 지난달부터 교섭 활동을 강화하면서 오일머니를 활용해 BIE 회원국들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계속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이번 투표의 운명을 결정 지을 ‘캐스팅보트 국가’들로 아프리카·카리브해 도서국을 꼽았다. 사우디는 유치전 초반부터 이들 국가에 막대한 차관과 공적개발 원조 약속 등 물량 공세를 퍼부으며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박 시장은 “사우디는 전략이 단순하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각 나라가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에 돈을 대겠다는 노골적인 전략이고 초기에 잘 먹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의 표심을 끌어 올 부산의 강점으로 중장기적 협력 파트너로서 한국이 최적의 국가라는 점을 내세웠다.

박 시장은 “한국은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 경험, 인프라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 분야 하나하나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어 어떤 나라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결국 당장 식탁을 풍성하게 차려주는 쪽을 택할지,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확보하는 방법을 알려줄 쪽을 지지할지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투표에서 부산이 기호 1번을 배정받은 것과 관련, 박 시장은 “기호가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우리 입장에서 분위기를 다잡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끝으로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은 부산시와 정부, 기업이 역할 분담을 통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과 시민의 유치 열망이 크다는 점”이라며 “시민의 열망이 전 세계인의 가슴에 닿아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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