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희생 불씨, 국힘 담벼락 너머로 옮겨붙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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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등 불출마 도화선 이목 집중
잠행 김기현 대표도 결단 가능성
계파 갈등 민주도 여론 눈치작전
부산 낙동강벨트 경쟁 치열할 듯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국민의힘 지도부 쇄신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김기현 대표는 12일 공식 일정 없이 장고에 들어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윤재옥 원내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국민의힘 지도부 쇄신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김기현 대표는 12일 공식 일정 없이 장고에 들어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윤재옥 원내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지지부진한 ‘김기현 지도부’ 당 쇄신에 불을 지폈다. 여권을 강타한 장 의원의 결단에 김기현 대표도 공식 일정을 취소하면서 총선 국면 전환을 이끌 여당발 ‘희생 용단’이 뒤따를지에 이목이 쏠린다. 정치권 파장에 지역 선거구 변수까지 더해지며 여야 당내 혼선이 부산·울산·경남(PK)을 비롯한 지역 총선판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장 의원이 내년 22대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12일 김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장고에 들어갔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만 바란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장 의원의 결단에 당내 호응이 쏟아지면서, 정치권 관심이 김 대표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당 안팎에선 ‘현 지도부 책임론’의 중심에 선 김 대표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당대표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김 대표가 불출마를 결심했지만, 대표직 사퇴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내주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후 거취를 표명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이르면 이번 주에 결단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주류 희생 대상자로 김 대표 외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장 의원 불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여당발 공천 쇄신도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앞서 국민의힘 공관위는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제안했던 ‘주류 희생’ 등 혁신안을 공천 과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 의원 불출마가 도화선이 된 만큼, 국민의힘 공천 쇄신도 보다 과감하게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장 의원발 대형 이슈가 여권을 강타한 상황 속에 더불어민주당도 계파 갈등으로 당내 혼선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최근 신당 창당을 시사한 직후부터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간 계파 갈등은 신경전을 넘어 전면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내 친명, 비명 의원 간 다툼이 원내 모임 대 원외 모임의 충돌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내홍을 낀 민주당은 윤 정부를 더욱 강하게 압박하면서 여론 고지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윤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해 연말 ‘특검’ 강행을 추진하려는 등 여당의 쇄신 움직임에 발맞춰 대여 공세 고삐를 더욱 죄는 것이다.

공천 국면을 앞두고 정국이 더욱 안갯속으로 빠지면서 부산 총선 그림도 시계제로다. 특히 선거구 변수까지 겹쳐 부산에선 ‘낙동강벨트’ 탈환과 사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지역 여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야당 강세 지역인 낙동강벨트의 동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상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하며 낙동강 벨트 민주당 바람을 막아온 장 의원이 갑작스레 빠지면서다. 장 의원의 불출마를 배제하더라도 현재 판세를 보면 부울경 국민의힘은 낙동강 벨트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우선 부산 북강서갑 외 경남 양산을, 김해갑·을 등에서 민주당 후보와 맞붙을 경쟁력 있는 인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북강서갑·을 2개 선거구를 3개(북갑·을, 강서)로 조정하는 안을 국회에 제안한 것도 국민의힘 PK 선거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부울경 민주당에서는 부산 북갑, 북을, 강서 등 3개 선거구를 싹쓸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공공연하게 내비치고 있다.

이와 관련, PK 민주당에서는 장 의원의 불출마에 대해 축소 평가하면서도 향후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부산 민주당 한 의원은 “한 명의 불출마일 뿐”이라면서도 “장 의원 불출마가 전체 부울경 판세에 영향을 끼칠 것 같다. 다만 중요한 것은 빈자리에 누가 채워지느냐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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