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북극곰축제] '인간북극곰' 3년만에 해운대 겨울바다에 뛰어들다
제36회 해운대 북극곰축제 개최
3년만의 정상 입수에 참가자 '환호'
다채로운 부대행사…시민들도 즐겁게
'제36회 해운대 북극곰축제'가 열린 16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선 직접 바닷물에 뛰어든 '인간북극곰'과 가족, 관람객 등 1만여 명이 모여 함께 겨울바다를 즐겼다. 3년 만에 바닷물 입수까지 정상적으로 개최되자 긴 시간을 기다렸던 2000여 명의 '인간북극곰'들이 환호와 함께 바다로 뛰어드는 장관을 연출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영국 BBC 방송이 '세계 10대 이색 겨울스포츠'로 선정할 만큼 세계 최고의 겨울바다 이벤트로 자리 잡은 북극곰축제는 3년 만에 해운대해수욕장 겨울바다 현장에서 정상 개최됐다. 2021년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입수를 즐기는 '북극곰 입수 챌린지', 오프라인을 통해선 환경보호 실천 캠페인인 '해운대 북극곰 플로깅 챌린지'로 대체됐다. 작년엔 너울성 파도와 높은 파고로 인해 본행사인 바닷물 입수가 취소됐었다.
올해도 쉽지 않았다. 전일 밤까지 비가 왔고 이날 오전까지도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때문에 관계기관들이 모여 개최 여부를 논의했다. 그 결과 예정됐던 1km 동행수영은 취소하되 철저한 안전 대비와 함께 메인 행사인 '입수'는 정상 진행키로 했다. <부산일보사>가 주최하고 부산광역시와 해운대구가 후원한 '제36회 북극곰축제'는 이렇게 힘든 여정 끝에 막이 올랐다.
이날 행사는 오후 1시 30분 사회자로 나선 박경민 MC의 오프닝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운드 힐즈', '하모나이즈'의 신나는 공연이 이어졌고, 경품 이벤트, 특이 사연 참가자들의 인터뷰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어 단체 동호회들의 퍼포먼스가 진행됐고 '북극곰 RUNNING RACE'로 몸을 풀었다. 오후 3시경부터 시작된 가수 '싸이버거'와 '산이'의 공연은 참가자는 물론 시민들까지도 함께 춤추고 노래를 부르는 뜨거운 무대가 됐다.
오후 4시. 3년 만의 입수를 기다리던 2000여 참가자들은 충분한 준비운동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 갑작스런 한파와 파도는 '인간북극곰'들에겐 아무런 장해가 되지 않았다. 수천 명이 내뿜는 열기와 열정이 차가운 바다를 데울 정도였다.
2015년에 열렸던 28회 북극곰축제부터 매년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박재훈 씨는 "바다수영 동호회에서 함께 활동하는 순남님과 함께 9년째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면서 "북극곰축제는 나에게 건강과 생활의 활력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극곰축제가 계속되는 한 끝까지 참가할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쳤다.
처음 축제에 참가한 경남 양산의 고등학교 2학년생 이수환 씨는 "아버지가 함께 북극곰축제에 참가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하셔서 축제에 오게 됐다"면서 "이제 수험생이 되고 어른이 되기에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엔 북극곰 키퍼와의 대결, 인간볼링 대결, 이색탁구 대결 등 '북극곰과의 이색 대결 SPORTS'와 '아이스버킷 챌린지', '이색분장 체험존' 등이 마련됐다. '북극곰축제'가 참가자는 물론 시민들도 함께할 수 있는 축제로 한층 더 확대된 것이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