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한 달새 5조 급증…34개월 만 ‘최대폭’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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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회복에 주담대 크게 늘어
신용대출도 다시 늘어나기 시작
기업대출 5개월 연속 증가세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대출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주택 매매가 살아나며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불어나고 신용대출도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산 남천 삼익비치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2023.09.18 부산일보DB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대출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주택 매매가 살아나며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불어나고 신용대출도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산 남천 삼익비치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2023.09.18 부산일보DB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대출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주택 매매가 살아나며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불어나고 신용대출도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한 달 새 5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702조 7020억 원으로, 4월 말(698조 30억 원)보다 4조 6990억 원 불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 3월 2조 2238억 원 감소한 뒤 4월과 5월 두 달 연속 늘었다. 증가 폭 역시 전월(+4조 4346억 원)보다 확대됐을 뿐 아니라, 지난 2021년 7월(+6조 2009억 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45조 6111억 원)이 4조 6208억 원 늘었고, 신용대출(103조 1260억 원)도 3210억 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두 달 연속 늘어났다.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배경으로는 주택 매매 증가세가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12월 2만 6934호에서 1월 3만 2111호, 2월 3만 3333호, 3월 4만 233호, 4월 4만 4119호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 4월부터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은행 재원으로 상당 부분 공급되고 있는 점도 잔액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디딤돌(구입)·버팀목(전세)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은 통상 연초에 자체 재원으로 공급돼 은행 가계대출 실적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이 재원이 소진되면 은행 재원으로 대출이 이뤄진다.

은행들이 올해 수익성 확대를 위해 기업대출 공급을 늘리면서, 기업대출 잔액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 30일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802조 1847억 원으로, 4월 말(796조 455억 원)보다 6조 1392억 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다. 대출 종류별로는 중소기업 대출이 한 달 새 2조 3970억 원, 대기업 대출도 3조 7422억 원 늘었다.

문제는 최근 고금리 장기화로 부채 상환 능력이 낮은 한계기업이 속출하면서, 기업부채 건전성 우려는 커진 상황이라는 점이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단순 평균)은 지난해 1분기 말 0.30%에서 4분기 말 0.31%로 소폭 상승한 뒤 올해 1분기 말 0.35%로 뛰었다.

한국은행은 최근 ‘우리나라 기업부채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계기업이 부채를 통해 연명하는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이들에 대한 과도한 금융지원을 지양하고 적절한 신용평가 등을 통해 회생 가능성에 기반한 신용공급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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