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직원은 가족, 그들 덕에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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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식 선보패밀리 회장

지난달 중소기업인 대회서
최고 영예 '금탑산업훈장' 받아
핵심 기술 '선박 모듈러 유니트'
생산성 높여 업계 1위 달성

선보패밀리 최금식 회장은 지난달 2024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기업인에게 주는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선보공업 제공 선보패밀리 최금식 회장은 지난달 2024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기업인에게 주는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선보공업 제공

선보공업, 선보유니텍, 선보하이텍, 선보피스 등 부산에 뿌리를 둔 조선기자재업체 ‘선보패밀리’의 가주 최금식(72) 회장에게 회사는 곧 가족이다. 직장 동료는 한 식구다. 그가 그룹이라는 말 대신 패밀리라고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관계로 만났지만 가족 이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게 직장 동료”라며 “동료와 서로 돕고 의지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보패밀리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최 회장에게 또 한 번의 큰 경사가 찾아왔다.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024년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산업 분야 훈장 중 가장 높은 등급의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것. 2012년 ‘조선해양의 날’을 맞아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지 12년 만의 경사다. 그에게 수상소감을 묻자 역시나 모든 공을 그의 가족에게 돌렸다. 최 회장은 “수많은 위기와 고비를 함께 헤쳐 나간 선보의 모든 임직원들 덕분에 이루어낸 값진 결과”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38년 전인 1986년 자본금 300만 원으로 남영공업(선보공업 전신)을 창업했다. 책상 두 개와 전화기 두 대가 전부였다. 남의 사무실 곁방살림으로 시작된 회사가 ‘선보패밀리’로 성장한 것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객중심 경영 전략, 인재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덕분이었다. 선보패밀리의 핵심기술은 국내 최초로 시도된 ‘선박 모듈 유니트’다. 선박의 엔진과 연결된 여러 기관과 설비를 하나의 모듈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조선 공정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올려 업계 전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최 회장은 “모듈 유니트는 외부에서 제작해서 건조 중인 선박에 탑재만 하면 작업이 완료 되는 기술”이라며 “남들보다 한발 앞서 생각하고 도전한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선보패밀리는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신사업 개척, 친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는다. 최 회장은 “조선기자재 사업을 영위하며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전해를 통한 수소생산, 탄소포집, 태양광 발전 모듈개발, 친환경 폐기물 처리 기술 등을 육성하고 있다”며 “그린에너지 신사업을 성공시켜 모듈유니트 제작 조선기자재 기업에서 친환경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회장은 소외된 이웃과 개발도상국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 왔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직을 맡아 지역의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학교를 건립하는 ‘선보등대’ 사업도 2012년부터 진행 중이다. 우간다·네팔 등에 14개 학교를 지어 기부했다. 최 회장은 “받는 사람보다 오히려 주는 사람이 기쁘고 행복한게 나눔이자 기부”라며 “내전과 기근으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있는데, 올해는 스리랑카에 공업고등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 지역 스타트업 등 혁신기술을 가진 젊은 기업인들에게도 애정이 남다르다. 선보엔젤파트너스 등 투자사를 통해 1000여 개의 스타트업에 직접 또는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를 진행했다. 최 회장은 “자재 사면 월급 줄 돈이 없고, 월급 주면 자재 살 돈이 없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며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사업화를 힘들어하는 스타트업에게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주자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폐기물처리, 태양광 모듈개발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스타트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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