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이더리움도 ETF… 우리나라는 언제?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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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도 이달 중 출시될 듯
"8000달러 돌파" 등 긍정 전망
현물상장지수 효과 제한적 의견도
국내 당국, ETF 미온적 태도 유지

비트코인 피자데이인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세가 표시된 모습. 이르면 이달 중에는 미국에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합뉴스 비트코인 피자데이인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세가 표시된 모습. 이르면 이달 중에는 미국에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합뉴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이 미국 내 제도권 안착이 가까워졌다. 이더리움이 8000달러(한화 약 1100만 원)를 돌파할 것이라는 긍정론과 큰 수혜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내 잇단 가상자산의 제도권화 소식에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제도권 진입을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2일 오후 2시 기준 이더리움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534만 원을 기록했다. 빗썸에서도 534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달러로는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의 거래가는 3817달러(약 528만 원)였다. 연초 2000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이더리움 가격은 60% 가까이 오른 셈이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상장 심사요청서를 승인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 지난달 21일에는 3000달러 초반에서 단숨에 30% 급등했다. 같은 달 23일(현지 시각) 미 규제당국이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상장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한 이후에는 3000달러 후반 가격을 지속 형성하고 있다.

SEC의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19B-4 승인은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승인한 지 4개월 만이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 중에서는 최초다. 8개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사가 미 규제당국으로부터 별도의 증권신고서(S-1)를 승인받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이르면 이달 중에는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깜짝 결과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SEC의 승인 가능성을 25%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이 미국에서 제도권 진입에 한 발짝 다가서자,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더리움의 역대 최고가는 2021년 11월 4900달러(약 680만 원)다.

영국 다국적은행 스탠더드차타드 제프 켄드릭 대표는 “첫 12개월간 (이더리움 현물 ETF에) 150억 달러에서 최대 450억 달러(61조 5000억 원)가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며 “이러한 순유입으로 올해 연말까지 이더리움 가격은 80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 1월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된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7만 3780달러(1억 200만 원)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더리움도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규모가 작아 기관의 자금 유입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비트코인 시총의 30% 수준이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디지털 석유’ 성격 자산이기 때문에 ETF를 통해 보유할 때 직접 현물을 보유하는 것보다 활용도가 낮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당초 SEC도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의식하며 전문성보다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SEC는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상품이 아닌 증권이란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선거 후원금으로 가상자산을 받는 등 우호적인 행보를 보이자, 이를 의식한 미국 조 바이든 정부도 완화적인 분위기로 선회하면서 미 규제당국이 입장을 바꿨다는 분석이다.

국내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당국의 불허로 현재 미국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국내에서 증권사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역시 국내 거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치권이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비트코인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과 상장,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여야 모두 가상자산 활성화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회에서 금융위원회에 가상자산 ETF 도입에 대한 사항을 재검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정치권에서 가상자산 관련 현물 ETF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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