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때를 아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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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훈 DB금융투자 양산지점 지점장

“정말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으로 샀더니, 그 날부터 주가가 계속 오르더라.”

아마도 이런 경우가 투자자에게 최고의 희망 사항일 듯하다. 안타깝게도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이른바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대가들의 책을 보면 정말 좋은 기업은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가치를 찾아가기 마련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한을 알 수 없는 기다림은 대단한 인내를 요구하여 결국 그 기회를 날려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은 시간의 이자 비용이나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결코 공짜는 아니다.

개인 투자자는 자신이 고른 기업을 오롯이 확신할 수도 없고, 한정된 자산 안에서 좋은 기업이 나타날 때마다 종목 교체를 고민하기에 급급하다. 종목에 대한 불확신과 ‘포모현상’으로 투자자들은 제한된 투자 기간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사야 될 기업을 찾는 안목 뿐만이 아니라, 사야 할 가격과 사야 될 때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주식투자의 핵심목적이 투자수익 극대화라는 점을 생각하고 순서를 정한다면, 첫 번째가 사야 할 때, 두 번째 사야 할 가격이고 세 번째가 사야 될 기업이 될 것이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투자 가치가 낮은 기업을 적절치 못한 가격에 사도, 사야 할 때에 산다면 수익이 난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자면, 급등하는 테마주를 상한가일 때 매수하는 이른바 ‘상한가 따라잡기’이다. 물론 상당수는 실패하기 좋은 전략이지만, 의외로 많은 투자자들이 이 전략만으로도 수익을 내고 있다. 단순히 상한가라고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상한가 매매 과정에서 자신만의 흐름을 읽어내는 방식으로 사야 할 때를 파악한 이들이다.

일부 투자자는 스스로 크게 기업 분석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시장에서 주목 받지 못하는 주식을 적시에 매수해서 큰 수익을 내곤 했다. 이를테면 라면, 김 관련주 등에서 상당한 투자 수익을 본 경우들이다.

주식 시장의 수익 형태는 시장의 환경과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다채롭다.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내고 싶다면 이와 함께 자신의 자산과 상황을 고려한 자신만의 투자 방식을 찾아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투자의 시점, 곧 사야 할 때를 아는 안목을 키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사야 할 때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기는 시점이 곧 진정한 투자자가 되는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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