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뗀 초·재선 ‘으르렁’… 부산시의회 의장 선거 과열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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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장 ‘백의종군’ 서명 공개
박중묵 부의장 출마 선언 나서자
초선 26명 클린선거 결의문 반발
상임위 구성 등 놓고 벌써 긴장감
18일 의원총회 후반기 의장 결론

부산시의회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의회 전경. 부산일보DB

제9대 부산시의회의 후반기 의장 선거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 그룹이 부의장을 공식 지지하는 ‘연대 서명’을 내놓자 초선 의원 그룹이 공명선거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어 맞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 시의회 초선의원들은 지난달 31일 부산시의회에서 공명 선거 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를 겸한 이 자리에서 초선의원들은 전반기 의정 활동을 돌아보고 5분 발언 배분 등 후반기 시의회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의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시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책선거를 치르자’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이 결의문은 안성민 현 의장과 박중묵 1부의장, 이대석 2부의장의 3파전 양상으로 전망되는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높아진 초선 그룹의 목소리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28일 박 부의장은 출마 의사를 밝히며 재선 6인의 연대 서명을 꺼내들었다. 박 부의장은 지난 7대 시의회에서 의정 활동을 함께 한 이들의 자필 서명을 공개하며 “상임위원장들이 의장 당선 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의 처분에 대한 권한을 내게 위임했다”고 밝혔다. 향후 불거질 상임위 배분에 대한 본인만의 해법을 내놓은 것이지만 상임위 구성을 놓고 재선 그룹과 이견을 보이던 초선 그룹이 이를 비판하는 성격의 결의대회를 연 것이다.

현재 시의회 내에서는 6석인 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와 상임위 배분을 놓고 초선과 재선 그룹 간의 입장이 갈린 상태다. 재선을 중심으로 다선 그룹에서는 후반기 상임위 구성을 희망자에 한해 일부만 상임위 이동을 허용하는 식으로 운영하자는 분위기다.

하지만 초선 그룹은 원점에서 상임위 구성을 새로 하고, 전반기에 재선이 독식한 위원장 자리도 초선과 나눌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전반기 원 구성이 선수대로 잡음 없이 구성된 것이 오히려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불씨가 된 셈이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9대 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초선 의원 31명 중 24명이 참석했다. 2명이 위임장을 작성했고, 나머지 5명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초선 의원은 의장단과 상임위원단 모두 검증 대상인데 백지위임 등을 운운하는 건 오만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의장단부터 상임위원장까지 전반기 의정 활동을 놓고 의회 전체의 검증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정인에게 자리 배분을 맡긴다고 연대서명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잘못된 행동”이라며 “전반기 위원장 자리는 초선들이 선배 의원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양보를 해 준 것인데 그렇다면 선배 의원들도 이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이 같은 비판 성격의 결의문 채택을 놓고 명분을 따져봐야 하지 않느냐며 제동을 거는 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당수가 재선들의 연대 서명 자체가 초선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데 의견이 모이면서 결의문 채택까지 이어졌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일부 의원은 총선 이후 어수선한 여당 내부 사정을 고려해 너무 강하게 나가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결의문 채택에 공감했다”며 “후반기 의장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상임위 구성에 대한 양측의 이해 관계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후반기 의장 자리의 향배는 전반기 마지막 임시회가 끝나는 오는 18일 의원총회에서 결론이 내려질 예정이다. 현재 부산시의회는 정원 47명에 국민의힘 43명, 민주당 3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국힘 내 선거로 사실상 의장단 구성이 결정나게 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8일 임시회가 끝나면 광역의원총회를 열고 의장과 부의장 선거를 치른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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