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해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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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식 APEC기후센터 원장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3년 아시아에서의 수온 상승 속도가 전 지구 평균보다 3배나 빨랐다. 한편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에 의하면 올해 4월의 지구 표면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1.58도나 더 높은 15.03도였다. 기온상승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가 지목된다.

홍콩 폴리텍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 해안가에서 폭염에 따른 해수면 급상승의 동시 발생 현상(이하 극한 현상)이 최근 20년(1998~2017년)에서 이전 20년(1979~1998년) 때보다 3.72일 증가했다. 이 극한 현상은 일정 기간, 일정 해안지역에서 무더위와 해수면의 급상승이 같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폭염 강도가 1% 증가하면 극한 현상의 발생이 2.07% 오른다. 해양에서는 폭염으로 바닷물이 가열되고, 열팽창으로 물의 부피가 증가해 해수면이 높아질 수 있다. 이때 태풍 등 열대성 저기압이 영향을 주면, 해수면이 받는 기압이 낮아져 더 부풀어 오르고, 수심이 얕은 해안가에서는 해수면이 급상승할 수 있다. 탄소배출 저감 노력이 없다면 2025~2049년 사이에는 전 세계 해안 도시·지역에서 연평균 38일 동안 이런 극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우리 인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의 문제를 수수 방관자적 자세가 아닌 인류가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자 내 자신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배출을 지속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온열 관련 사망자가 2050년 4%, 2090년에는 8%까지 더 높아지고, 탄소배출을 줄이면 사망자가 2%에 그친다. 한편 탄소배출이 계속되면 해수면은 21세기 안에 2m까지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부산은 2070년엔 약 3조 6000억 원, 2100년엔 약 8조 9000억 원의 피해를 볼 수 있다. 기후위기 문제는 삶의 기반 확보와 지속가능한 인류의 생존을 위해 해결돼야 할 시급한 과제다.

둘째로 현재와 미래의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인 협력과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 모두 인식해야 한다. 기후위기 문제는 국경을 초월해 발생하고, 원인 제공자를 정확히 발견해서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 연구소에 의하면 2049년까지 탄소배출이 지속되면 미량의 탄소배출로 지구온난화에 책임이 없던 저소득 국가들이 기후변화로 더 큰 피해를 보아 기후위기에 의한 불평등의 영향이 뚜렷해진다. 탄소 누적 배출량이 낮은 저소득국가가 기후변화로 인해 탄소 고배출 국가보다 40%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저소득 국가는 탄소배출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화석연료에 의존해 쉽고 빠른 경제성장 모델에 유혹받는다. 저소득 국가가 탄소중립 실현과 기후위기 문제 해결 노력에 자발적으로 나서게 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국제사회 내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의 합의로 APEC기후센터를 2005년에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APEC기후센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개발도상국의 기후위기로 인한 각종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사회·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신뢰도 높은 기후 예측 정보를 APEC 회원국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 고탄소 배출을 동반하는 대량의 생산·소비·폐기의 사회·경제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즉 탄소배출을 줄이는 자원순환과 친환경 중심의 생산과 소비로 기후위기를 막는 실천운동인 기후행동에 사회 구성원의 높은 참여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정과제인 탄소중립 실현에 공공기관과 기업이 적극 동참하는 범사회적 기후행동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커졌다. 개개인도 종이컵 등 1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일상생활에서 탄소배출 저감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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