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저소득층·고소득층 격차, 10년 새 더 커졌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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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니셔티브 포럼 실태 발표
영도구는 저소득 비율 가장 높아
강서구는 고소득 40.2%로 최다

‘제4회 부산이니셔티브 포럼’이 24일 오후 벡스코에서 열렸다. ‘시민이 살고 싶은 도시를 위한 과제와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세션 2 토론이 펼쳐지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제4회 부산이니셔티브 포럼’이 24일 오후 벡스코에서 열렸다. ‘시민이 살고 싶은 도시를 위한 과제와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세션 2 토론이 펼쳐지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의 지난 10년간 소득 변화를 살펴보면 과거에 비해 5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가구(가구주 기준)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저소득층의 점유율 감소는 긍정적이지만 고소득층이 함께 증가했고, 저소득과 고소득 간 격차가 확대됐습니다.”


2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관에서 열린 제4회 부산이니셔티브 포럼(부산연구원, SK E&S, 부산도시가스 공동 주최)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태완 선임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은 ‘지역민 삶의 질 향상과 사회통합 기반 구상-다중격차해소 방안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2013년과 2023년의 부산시 소득 변화를 살펴보면 실제로 저소득층 비율이 줄었지만, 고소득층 비율은 더 많이 늘어났다. 가구주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100만 원 이하인 저소득층의 경우 2013년 23.9%였는데, 2023년에는 17.3%로 줄어들었다. 반면, 월 500만 원 이상 소득을 벌어들이는 가구주가 있는 가구는 2013년 7.6%에서 2023년 22.4%로 대폭 늘어났다. 그만큼 불평등이 커졌다는 뜻이다.

부산 내 지역별로도 차이가 컸다. 부산 18개 구·군 중 저소득층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영도구였다. 10년 전에도 그랬다. 다만, 소득 100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의 비율이 2013년 36.6%에서 2023년 28.1%로 많이 줄었다. 하지만 5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가구 비율이 2023년 13.9%로 부산 내에서 하위권에 속했다.

고소득층 비율은 강서구가 가장 높았다. 2013년에 강서구에서 500만 원 이상 가구소득을 올리는 가구의 비율은 8.0%로 부산 평균과 비슷했는데, 2023년에는 부산 전체 평균인 22.4%를 훨씬 웃도는 40.2%를 기록했다. 명지국제신도시가 들어서며 가구 소득을 크게 끌어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강서구에 이어 500만 원 이상 가구소득을 올리는 가구 비율이 높은 곳은 해운대구(31.2%), 동래구(28.6%), 남구(27.1%) 순이었다.

해가 갈수록 수도권에 비해 부울경의 빈곤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복지패널원 자료를 김 위원이 분석한 결과 2021년 한국의 빈곤율은 20.1%였는데 부울경은 23.8%였다. 서울은 17.8%, 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12.6%였다.

10년 전인 2011년의 부울경 빈곤율은 18.4%으로 전체의 18.0%와 큰 차이가 없는데, 10년 사이 특히 부울경에서 빈곤에 빠진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이날 포럼은 부산의 저출생과 지역 소멸 위기, 청년 유출 등 부산이 직면한 사회 현안을 다뤘다. 부산은 지역 소멸 위기에도 행복지수는 전국보다 높았다. 국회미래연구원의 2023년 조사에서 전국이 6.45점이었는데 부산은 6.96점이었다.

국회미래연구원 허종호 삶의질데이터센터장은 “부산의 행복도는 전국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장래 행복 예측에는 전국 추세와 상반되게 감소 추세였다”면서 “20~30대의 경우 행복 수치가 높게 나타나 심층 데이터 분석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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