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만에 세계선수권 금 따내…“남자 최중량급 첫 우승 도전장” [파리 빛낼 태극전사]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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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빛낼 태극전사] 유도 김민종

‘도쿄’ 16강 탈락 후 와신상담
다양한 변칙·발 기술 맹훈련

김민종이 지난 18일 파리 올림픽 참가를 위해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종이 지난 18일 파리 올림픽 참가를 위해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100kg 이상급 16강전. 경기에서 진 김민종(양평군청)은 펑펑 울었다. 김민종은 당시 세계 랭킹 2위 하라사와 히사요시(일본)의 노련함을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정규 시간 종료 30초를 남기고 절반을 내주며 패했다. 경기 후 김민종은 “내일부터 훈련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파리에선 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종은 어린 시절부터 큰 체격으로 주목을 받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전국 대회를 휩쓸었다. 2018년 고교 3학년 때 이미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태극마크를 단 이듬해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민종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종이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였다.

김민종의 행보는 거침 없었다. 유도 남자 100kg 이상급에서 오랜 기간 일인자로 활약하던 김성민을 꺾고 도쿄 올림픽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하지만 첫 올림픽에선 경험 미숙으로 경기 운영에 약점을 보이며 16강에서 탈락했다.

실패를 경험한 김민종은 유도 남자 100kg 이상급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해당 체급은 몸무게에 제한이 없어 체격과 힘이 좋은 서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유리하다. 한국 유도가 올림픽에서 아직 금메달을 딴 적이 없는 체급이다.

김민종은 2022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에 이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올해 5월 아부다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1985년 조용철 현 대한유도회장 이후 39년 만이었다. 특히 준결승에서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루카스 크르팔레크(체코)를 꺾더니 결승에서는 은메달리스트 구람 투시슈빌리(조지아)를 제압했다. 김민종은 단번에 파리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부상했다.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며 김민종은 체급이 낮은 선수들과 주로 훈련하면서 스피드와 체력을 끌어올렸다. 다양한 발기술과 변칙 기술도 훈련했다. 다른 최중량급 선수들은 큰 대회를 앞두고 체중과 근육량을 늘리지만, 김민종은 체중을 감량했다. 체중이 줄어야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해당 체급엔 경쟁자가 많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1차례 우승한 테디 리네르(프랑스)는 강적이다. 안방에서 열리는 이점도 무시하지 못한다. 사이토 다츠루(일본)도 주의해야 한다. 올림픽 2연패를 기록한 일본 유도 영웅 사이토 히토시의 아들이다.

김민종은 “준비한 것만 제대로 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기술을 앞세워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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