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발 정산 지연… 판매자·소비자 피해 '일파만파'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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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전·식품 등 피해 확대
판매자가 자체 우선 배송하기도
소상공인 자금 막혀 줄도산 우려
정부, 실시간 환불 현황 파악나서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자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에서 피해자들이 직원 면담을 요구하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자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에서 피해자들이 직원 면담을 요구하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여행 뿐 아니라 가전·식품 등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중소 판매자들의 자금 경색 위험도 커져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모양새다.


25일 유통·식품·여행업계에 따르면 여행사들은 티메프를 통해 판매된 해외여행 상품에 대해 정산을 못 받으며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됐다.

이는 여행사 상품을 예약한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여행사들이 티메프에 대한 기존 결제 취소·환불 신청 후 자사에 재결제해야 출발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휴가를 앞두고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여행 외에 가전도 피해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티메프가 최근 각종 가전을 다른 온라인몰보다 싸게 파는 행사 등을 수시로 벌인 것으로 알려져 가전 판매자(셀러)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티몬을 통해 가전을 구입했으나 판매자로부터 상품 취소를 당하고 플랫폼에 자체 환불을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이용자들도 있다. 용산전자상가의 대형 전자제품 판매사와 PC 부품 판매사들의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에서 구매한 음식배달 요기요 상품권이 취소되기도 했다. 소비자가 티몬에서 요기요 상품권을 7~8% 할인된 금액에 사서 앱에 등록했는데 판매 대행사가 임의로 해당 상품권의 사용을 중지 처리했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역시 티메프를 통해 상품권을 판매하지만, 상품권 사용 중지 사례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배민 측은 전했다.

소비자 피해가 커지자 일부 대형 판매자는 티메프에서 정산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상품권을 환불하거나,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

SPC그룹은 이날 티메프에서 판매된 SPC모바일 상품권을 전액 환불 조치하고, 티메프를 통한 해당 상품 판매도 중단했다. 침대브랜드 시몬스 역시 티몬에서 소비자 결제가 완료된 4억 원 상당의 제품을 배송한다. 시몬스가 8~9월 두 달간 티몬에서 지급받아야 하는 정산 금액은 10억 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이같이 규모가 있는 기업 외에 티메프에 물품을 판매한 소상공인은 자금 경색으로 줄도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액의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이 줄줄이 쓸어질 경우 그 피해는 은행 등 금융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위메프 류화현 공동대표는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며 설명했다. 류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고객이 가장 급하게 원하시는 환불을 완수하려고 한다”며 “현재까지 700건 처리를 완료했다. 처리방식 변경으로 속도가 빨라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은 티메프에 입점한 기업의 정산 지연 규모나 판매자 이탈 현황, 이용자 환불 요청과 지급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민원 접수 전담 창구를 운영하고, 공정위 역시 한국소비자원에 환불 지연·거절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구제·분쟁 조정 지원을 위한 전담팀을 꾸렸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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