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빈집 SOS'] ‘지역 소멸’ 위험 신호, 촘촘한 지수로 정밀 진단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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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부산연구원 디지털정보센터
허술하고 부실한 실태조사 보완
205개 동 ‘빈집 SOS 지수’ 개발
범일1동 4.50… 발생 위험 최고
영도·서·동·중구 등 원도심 높아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전국 광역시 중 처음으로 ‘소멸위험지역’에 진입한 도시. 이곳 부산에 지역 소멸을 알리는 빈집 위험 신호가 여기저기 울린다. 하지만 정부와 부산시의 빈집 실태 조사와 통계는 허술하고 부실하다. 비현실적인 법과 부족한 예산, 정책적 빈틈 등으로 빈집 정비마저 늑장이다.

빈집 실태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빈집이 보내는 지역 소멸의 절박한 외침이 들릴리 만무하다. 〈부산일보〉 특별취재팀이 그 외침에 어떻게 귀를 기울이고 응답해야 할지 고민하며 3개월간 ‘빈집 SOS(구조 신호) 지수’ 개발에 나선 이유다.

〈부산일보〉는 부산연구원 디지털도시정보센터와 공동으로 기존 빈집이 가진 지형과 건물, 주민 특성을 분석하고, 부산시와 통계청이 공표하는 각종 통계를 활용해 빈집 발생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지표를 선정했다. △경사도(산림 등 녹지 제외) △공시지가 △건축 연도(노후도) △대지면적 △건축면적 △고령화 비율 △인구 자연증가(출생자-사망자) △단독주택 수 등 8가지 지표다. 이어 빅데이터 분석과 GIS 기법 등을 통해 부산 지역 205개 동(읍면 포함)별 빈집 발생 위험 정도를 지수화했다.

지수는 0~5로 표시했다. 5에 가까울수록 빈집 발생 위험도가 높다는 의미다. 205개 동의 평균 지수는 2.93이였다.

지수는 현재 빈집이 많은 곳과 적은 곳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빈집 발생 위험의 상대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평균 지수보다 높은 동은 빈집 발생 위험이 높다고 가늠할 수 있다.

‘빈집 SOS 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범일1동(4.50)이었으며, 감천2동(4.38), 아미동·초장동(4.13), 남부민1동·남항동·동광동·반송1동(4.00), 가야1동·동대신1동·봉래2동·청학2동·초량1동(3.88), 범천2동·복산동·서2동·서대신1동·청학1동(3.75)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명지2동(1.00)이었으며, 화명3동(1.13), 화명1동·좌1동·좌2동·좌4동·우3동(1.25), 신평2동(1.38), 남천2동·좌3동·화명2동(1.63) 등이 낮은 지수를 보였다.

동별 지수를 GIS 기법으로 나타내보니, 지수가 높은 동은 원도심에 집중돼 있었고, 주변으로 빈집 발생 위험이 확산되는 모습이 뚜렷했다. 시 외곽 도농복합지역 역시 지수가 높은 편이었다. 반면, 신도시로 개발됐거나 아파트 재개발이 활발히 진행된 동은 지수가 낮았다.

구별로는 영도구(3.56)가 가장 높았고, 서구(3.45), 동구(3.41), 중구(3.26), 부산진구(3.18), 남구(3.05), 금정구(2.96), 기장군(2.95)이 평균 지수보다 높았다. 이어 사상구(2.83), 사하구(2.80), 강서구(2.78), 동래구(2.66), 연제구(2.63), 수영구(2.51), 해운대구(2.42)의 순이었으며, 북구(2.41)는 가장 낮았다.

이번에 부산일보와 부산연구원이 개발한 빈집 SOS지수는 앞으로 부산시 등 빈집 관련 공공기관에서도 주기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부산연구원 오재환 부원장은 “지수는 빈집 실태 조사는 물론, 동네별 빈집 위험 수위 진단과 맞춤형 대책 마련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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