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 최대 변수 ‘나경원 출마’… 친윤계는 불출마 압박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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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저출산 대책 공개 반박에
나 “우려 십분 이해한다” 확전 경계
김정재 의원·신평 변호사 등 친윤계
‘여론조사 1위’ 겨냥 포기 종용 발언
나 최종 결심 두고는 관측 분분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은 29일 부산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국민의힘 당권경쟁 참여 여부 등 현안에 관해 설명했다. 연합뉴스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은 29일 부산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국민의힘 당권경쟁 참여 여부 등 현안에 관해 설명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여부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레이스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권성동 의원의 전격적인 불출마에 따라 김기현 의원으로 ‘친윤(친윤석열) 단일후보’ 교통 정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의 출마는 친윤 표심 분열 등 전대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친윤계 일각에서 명시적으로 나 전 의원 불출마를 압박하는 분위기이지만, 나 전 의원은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중”이라며 고심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신이 저출산 대책으로 언급한 헝가리식 ‘대출 탕감’ 정책 제안에 대해 대통령실이 공개 반박한 데 대해 ‘우려를 이해한다’며 몸을 낮췄다. 그는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며 “아직 정책적으로 확정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의 입장 발표 직후 “개인 의견으로 치부한 건 너무하다”며 반발한 데서 한 발 물러선 셈이다.

그러면서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은 없다”며 “재정투입 부담도 크나, 그 불가피성도 뚜렷한 것이 사실이기에 더욱 치열한 논쟁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소신을 거두지 않았다. 특히 그는 “이번 이슈를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의 프레임에 가두고, 일부 인사가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반박을 나 전 의원의 전대 출마에 부정적인 ‘윤심’(윤 대통령의 마음)의 반영이라는 해석을 ‘정략’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친윤계는 전방위적으로 불출마 압박 강도를 높이는 양상이다. 김정재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유의미한 일, 인구 문제에 집중해 어떤 결과물을 내 윤석열 정부에 큰 공헌을 했으면 한다”고 불출마를 종용했고,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이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직책이 장관급이라는데, 당 대표 선거의 선두주자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당 대표 선거 쪽을 저울질한다는 추측이 무성하다”며 “그 위원회의 부위원장이라는 고위직에는 조금도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당 원로 격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재오 당 상임고문도 나 전 의원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한 바 있다.

친윤계에서는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친윤 성향의 표가 갈리면서 유승민 전 의원 등 친윤이 원치 않는 후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친윤계로 꼽히는 나 전 의원은 4선 의원에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높은 대중 인지도까지 겸비해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돼왔다. 최근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선두권을 달린다. 나 전 의원의 출마는 친윤 표를 가를 뿐만 아니라 수도권 기반이 겹치는 안철수 의원은 물론 비윤(비윤석열) 대표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결심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나 전 의원의 최종 결심에 대한 관측은 여전히 엇갈린다. 나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이날 “아직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은 아니라도 결국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까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출마 강행 쪽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친윤 핵심 인사는 “전대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의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는 윤 대통령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집권 초반에 대통령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선다는 건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할 정도의 부담”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결국 뜻을 접을 것이라는 얘기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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