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강도로 상륙한 카눈… 가슴 쓸어내린 부울경
강풍·폭우에도 인명피해는 없어
11일 오후 열대 저압부 됐다 소멸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경남 거제로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했다. 초속 2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폭풍반경’에 위치한 부산·울산·경남 일대에는 오전부터 강한 비바람이 불었지만, 인명 피해 없이 위기를 넘겼다.
태풍은 11일 오후 북한에서 열대 저압부로 바뀌며 소멸할 예정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께 태풍 카눈이 경남 거제 부근으로 상륙했다. 태풍은 당초 ‘강’ 강도로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으나, 실제 상륙 시점에는 ‘중’ 강도로 단계가 약화했다. 태풍은 상륙 직전까지는 강한 강도를 유지했으나, 지면과 마찰하면서 세력이 다소 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세력이 다소 약해졌음에도 카눈은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29m에 이르는 강한 비바람을 동반했다. 부울경 지역에는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200mm이상의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1시까지 주요 지점 누적 강수량은 양산 상북 348.0mm, 북창원 338.1mm, 울산 삼동 303.0mm, 고성 개천 275.5mm, 부산 금정구 263.5mm 등을 기록했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세찬 바람도 불었다. 부산 가덕도에는 초속 34.9m, 통영 매물도에는 초속 34.2m, 거제 명사에는 초속 29.9m, 울산 간절곶에는 초속 26.8m의 바람이 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비바람으로 인한 안전사고 등이 다수 발생했다. 건물의 외벽이 떨어지거나, 가로수가 쓰러지고, 간판이 떨어지는 등 강풍 피해가 발생했다. 많은 비로 인해 도로가 침수돼 승용차의 시동이 꺼지는 일도 발생했으며, 울산 국가정원 등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붕괴와 침수 우려 등으로 인해 부산지역에는 297세대 475명에 대해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