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부산 관광정책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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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영산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해외여행 통로가 생기면서 관광 인구 흐름의 변동이 시작되었다. 국내 관광 열풍으로 몸살을 앓던 어떤 지역은 최근 여행객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결국 관광 관련 소상공인들만 한숨을 쉬고 있다. 부산 역시 팬데믹 동안 전체적인 관광 수입과 외국인 및 외지인 유입은 형편없었다. 하지만 팬데믹 종료와 함께 해외로의 탈출구가 뚫리기 전까지 국내 인기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잠시 과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외로의 출구가 만들어지면서 지난달 부산관광 통계상 외부 방문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7%로 급격히 하락했다. 부산 전체적으로 향후 관광정책 방향성과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이 생기기 전까지 부산의 관광산업 연구자들은 부산에 집중된 수치적인 정보를 찾으려면 정말 가물에 콩 나듯 중앙에 있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보고서에서나마 겨우 수치를 찾을 수 있었다. 그 외 대부분은 부산의 관광정책을 만들 때면 전국의 데이터와 실제 체감되는 정성적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부산관광공사가 생겨 부산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부산에 특화된 흐름을 분석하고, 관광 동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 잠시 국내 여행 열풍

해외여행 본격화로 급격한 하락세

부산 관광 관련 산업 부가가치 41%

의료·문화·스포츠 등 융합관광 대세

부산 관광 전문 연구기관 설립 시급

장단기 목표 및 정책 수행 지원해야

부산의 10대 전략산업인 관광산업은 지자체와 시 산하기관에서 키우고 발전시켜 왔다. 2024년 부산시 주요 업무계획이나 박형준 부산시장 공약에는 관광산업이 약방의 감초처럼 늘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부산의 관광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진 느낌이다. 관광산업이 굳건하게 자리를 잡아서일까. 아니면 2030월드엑스포 유치 실패 후 전략적인 관심 회피일까. 얼마 전 부산에서 열린 미래도시혁신포럼에서 박형준 시장이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 시장의 강연 속에서도 관광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결국 관광산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큰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기에 뜨거운 감자처럼 안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왜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할까. 부산관광공사가 실시했던 ‘부산 관광위성계정 개발 및 구축 방안’ 연구에서는 부산지역 관광산업의 부가가치 합이 부산의 GRDP(지역내총생산)의 3.5%밖에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관광 관련 산업 부가가치는 4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관광산업 단독으로 부가가치는 미비하지만, 관련 산업 간 파급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는 결과이다. 세계적으로도 2000년대 중반부터는 관광시장에서 이러한 효과를 노려 ‘융합 관광’이 중요한 흐름이 됐다. 대표적인 예가 의료관광이다. 의료관광은 의료산업과 관광산업의 융합적 시너지 효과를 노려 양쪽 산업의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관광산업은 문화산업, 1차 산업, 복지산업, 스포츠산업 등과 융합되어 최근 관광 트렌드의 주류를 만들어가고 있다.

문제는 부산에서 이를 뒷받침해 줄 전문 연구기관의 존재 여부다. 부산관광공사는 기본적인 연구들만 진행하고 있고, 부산시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부산연구원에는 관광산업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부서는 아예 없다. 관광산업이 늘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관광산업을 마중물로 어떻게 다른 관련 산업들과 융합할 때 부산 경제에 가장 높은 효율성을 가질 수 있는지 등 융합의 방향과 단계별 목표 수립을 위한 정책적 기반과 현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해 줄 연구기관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기본적인 융합에 데이터가 복합되면서 데이터 기반의 연구가 중심이 되고 있다. 이제는 투자되는 비용에 비해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수치적으로도 알아볼 수 있고 관광과 관련된 산업의 흐름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은 점점 명확한 투자와 성과, 비용 대비 성과 분석 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부산의 관광산업은 중앙정부에서 가져온 예산과 지자체 예산을 장기적인 안목보다는 단기적으로 행사성 사업에 많이 사용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에서도 관광은 빠지지 않는 전략적 산업이 될 것이고 늘 언급은 될 것이다. 하지만 산업적 성장을 위해서는 부산에도 제대로 된 연구기관을 두고 제대로 집중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당장 독립적 연구기관 설립이 어렵다면 부산관광공사나 부산연구원 내에 관광산업 정책 개발과 연구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부서를 마련해 보면 어떨까 싶다. 그래서 부산시 관광산업의 장단기 목표 설정과 정책 수행에 있어서 효율 및 관리 체계를 갖출 수 있는 그런 지원기관이 생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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