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어부산 분리 매각 손 놓은 부산시 골든타임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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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합동 TF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
6월 후엔 힘들어… 시 총력 기울여야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에어부산 탑승 수속대 앞이 한산한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에어부산 탑승 수속대 앞이 한산한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시가 미온적인 대처로 에어부산 분리 매각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역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시는 지역 거점 항공사 에어부산의 지역 대표 주주로 분리 매각에 적극 앞장서야 할 처지다. 하지만 부산시는 너무도 소극적이다. 박형준 시장의 적극적인 행보도 없다. 지난해 말 부산시와 지역 상공계가 함께 꾸린 에어부산 분리 매각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역사회는 시가 주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더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지역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 가덕신공항이 성공하려면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필수 요소다. 이러다 부산시가 분리 매각 적기까지 놓칠까 걱정된다.

부산시는 지난달 중순 아시아나항공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에 대한 미국경쟁당국의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대한항공과도 접촉을 시도했으나, 기업 결합과 관련해 미국 심사를 앞두고 있어 부산시와 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답변을 간접적으로 전달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았다. LCC(저비용항공사)와 맞물린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두 항공사의 합병 이후에 논의한다는 산은 입장에 시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상황에 놓인 것이다.

부산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명분으로 내세웠던 ‘LCC 허브 부산’의 불씨도 아직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대한 전략적 대응도 너무나 미흡했다. 지난 2월 중순 산은과의 협의에서 ‘에어부산이 부산에 존치할 수 있다면 분리 매각을 포함해 다른 방식도 협의할 수 있다’는 모호한 태도를 취해 지역 시민사회 반발을 사기도 했다. 분리 매각 대응 상황에서 시가 독단적으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 혼란을 일으켰다. 당연히 거점 항공사를 통한 가덕신공항 활성화라는 취지도 흔들렸다. 시가 가덕신공항 거점 항공사 확보 차원에서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이끌 구심점 역할을 못했던 것이다.

부산 시민사회가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요구하는 건 2029년 가덕도 신공항 개항 때문이다. 신공항이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부산 거점 항공사 역할이 필요한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추진으로 입지가 불안해진 에어부산을 떼어 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는 6월 두 항공사의 기업 결합에 대한 미국의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나면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매우 힘들어진다. 산은과 정부의 영향이 미칠 수 있을 때 분리 매각이 가능하단 얘기다. 부산시는 에어부산 주주의 일원으로서 더는 본분을 망각해선 안 된다. 부산이 키운 부산의 항공사를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우리에게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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