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서 고려시대 사찰명 적힌 기와 출토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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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리 절터 ‘의곡사’로 확인


경남 함안군 함안면 강명리 절터 조사구역 전경. 함안군 제공 경남 함안군 함안면 강명리 절터 조사구역 전경. 함안군 제공
최근 열린 강명리 절터 시굴조사 자문회의에서 조근제(오른쪽) 함안군수가 출토된 유물을 살펴보고 있다. 함안군 제공 최근 열린 강명리 절터 시굴조사 자문회의에서 조근제(오른쪽) 함안군수가 출토된 유물을 살펴보고 있다. 함안군 제공

1990년대 초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가 함안 강명리 절터에서 수습해 현재 함안박물관에 보관 중인 ‘○谷寺’가 표기된 기와 파편. 함안군 제공 1990년대 초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가 함안 강명리 절터에서 수습해 현재 함안박물관에 보관 중인 ‘○谷寺’가 표기된 기와 파편. 함안군 제공

경남 함안군은 함안면 강명리 사지(절터)에 있던 사찰 이름이 ‘의곡사(義谷寺)’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함안군은 최근 함안면 강명리(일명 강지골) 절터 현장과 함안군청에서 관련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강명리 사지 시굴조사 자문회의에서 사찰 이름이 의곡사로 처음 공개됐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조사된 강명리 사지는 옛부터 ‘불당골’로 불리며, 큰 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문화재청과 함안군, (재)불교문화재연구소는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의 일환으로 지난달 강명리 사지 일원에 대한 시굴조사에 착수했다. 문화재청은 복권기금 지원을 받아 2013년부터 비지정 폐사지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펼쳐 오고 있다.

시굴조사 결과, 강명리 사지는 통일신라 시대인 8~9세기 무렵 창건돼 고려시대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된 사찰로 추정됐다. 조사팀은 시굴조사 때 출토된 명문기와를 통해 사찰명이 의곡사인 것으로 공식 확인했다.

앞서 1990년대 초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가 절터에서 수습해 현재 함안박물관에 보관 중인 기와 파편에는 사찰명이 ‘○谷寺’로만 표기돼 있다.

함안군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에서 통일신라~고려 시대 사찰명이 확인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여서, 이번 사찰명(의곡사) 확인은 지역 불교사 연구에서 매우 의미 있는 발견이라는 게 관련 학계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강명리 사지 조사지역에서는 통일신라 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축을 비롯해 석렬, 건물지 등의 유구도 확인됐다. 유물로는 통일신라 시대 선문계, 고려시대 어골문계 평기와 등이 출토됐다.

출토 유물 비중으로 미뤄 중심 시기는 고려 시대로 추정되고, 중희 15년(1046년)에 사찰의 대대적인 중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함안군은 전했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자문회의에서 “강명리 사지 조사 결과가 함안을 비롯한 경남의 불교 문화 연구에 도움이 되도록 더욱 힘써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강명리 사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자문 의견을 토대로 현재 발견된 중심 건물지 주변에 대한 추가 정밀조사를 통해 건물의 규모와 성격을 규명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출토 유물 분석과 관련 문헌 자료를 검토해 역사적 연관성도 부여된다.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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