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특성과 무관한 사건 사고… 전라도 전국 평균보다 건수 적어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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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강력 범죄’ 댓글 팩트체크

지난 1년간 네이버 뉴스의 지방혐오 댓글 2만 3589건을 분석해 워드 클라우드로 표현했다. 청록색이 전라도, 붉은색이 경상도, 노란색이 지역 전체, 검은색이 서울·경기·충청·강원 등 기타지역. 지난 1년간 네이버 뉴스의 지방혐오 댓글 2만 3589건을 분석해 워드 클라우드로 표현했다. 청록색이 전라도, 붉은색이 경상도, 노란색이 지역 전체, 검은색이 서울·경기·충청·강원 등 기타지역.

‘전라도에서 사건이 많은 건 맞잖아.’

〈2021 지방혐오 리포트〉를 연속 보도하면서 이 같은 댓글이나 반응을 여러 차례 접했다. 특히 강력 범죄나 사건사고는 해당 지역민의 특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분석에 이런 댓글이 많았다. 범죄가 많다는 뜻을 내포한 ‘고담대구’ ‘마계인천’ 등의 비하 표현도 같은 맥락으로 사용된다.

인구 유입 많은 지역 많이 발생

연도별 ‘들쑥날쑥’ 경향성 없어

그렇다면 정말 특정 도시에서 강력 범죄나 사건 사고가 유독 많은 것일까. 당연하게도 그렇지 않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인구 1000명당 범죄 발생 건수의 전국 평균치는 30.3건이다.

댓글에서 자주 언급됐던 전라남도(28.2건)와 전라북도(26.5건)는 오히려 전국 평균보다 범죄 발생 건수가 적었다. 광주는 30.4건으로 전국 평균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고, 인천(30.6건)과 대구(31.1건)는 평균을 조금 상회했다.

서울(31.8건), 부산(33.1건), 제주(38.9건) 등 대도시이거나 다른 지역으로부터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이 비교적 범죄 발생 건수가 많았다. 이 역시 연도에 따라 수치가 들쑥날쑥해 뚜렷한 경향성을 찾기는 어려웠다.

살인, 강도, 강간, 강제추행, 방화 등 강력 범죄로 범위를 좁혀도 결과는 유사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중요 범죄 발생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전국에서 2만 6476건의 강력 범죄가 발생했다. 강력 범죄 발생 분포는 도시의 인구와 대체로 비례했다. 인구 비중이 3.56%인 전라남도의 강력 범죄 발생 비중은 3.22%였고, 인구 비중이 2.79%인 광주의 강력 범죄 비중은 2.85%였다.

대구, 부산, 인천, 대전, 울산 등 주요 광역시 역시 인구와 강력 범죄 비중의 차이가 1%포인트(P)를 넘지 않았다. 다만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서울은 인구 비중(18.5%) 대비 강력 범죄 비중(26.41%)이 높았던 반면, 경기도는 강력 범죄 비중이 인구 비중보다 5%P가량 낮았다.

부산외대 경찰행정학과 정의롬 교수는 “지역민 특성과 기질이 범죄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는 없다”며 “핵심은 공동체의 견고함과 사회적 안전시스템의 문제”라고 말했다.


※본 취재는 부산광역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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