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종목 체면 살렸다”…야구·축구, 아시아 최강 재확인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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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만 2-0 따돌리고 4연패
윤동희·문동주 등 경쟁력 확인
축구는 일본 누르고 3연패 달성
이강인·정우영 등 병역 면제 날개
배구·농구는 역대 최악 성적 낳아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대만을 2-0으로 꺾고 우승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대만을 2-0으로 꺾고 우승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와 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다시 한 번 아시아 최강임을 증명했다. 배구·농구가 최악의 성적을 거둔 반면 야구·축구는 각각 대회 4연패와 3연패를 달성하며 한국 구기종목의 자존심을 살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중국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 소프트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대만을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야구는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4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한국 야구는 우승하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전과 달리 이번 대회 대표팀은 만 25세 이하 또는 프로 4년 차 이하 선수로만 선발하는 자체 원칙을 세웠다. 와일드카드는 3명만 뽑기로 했다. 자연스레 이 원칙에 따라 뽑힌 선수들은 신인급이고 국제대회 경험도 많지 않았다.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란 평가도 나왔다.

더구나 최근 프리미어12,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가 잇따라 조기 탈락하면서 혹독한 비판을 받아 오던 터였다.

이번 대회 출발도 좋지 않았다.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인 대만전에서 0-4로 완패한 것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슈퍼라운드에서 일본과 중국을 연파한 뒤 결승에서도 대만에 설욕, 4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의 박세웅과 나균안, 윤동희는 마운드와 타석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투수 이의리(KIA 타이거즈)의 대체 선수로 막판에 합류한 윤동희는 23타수 10안타(타율 0.435)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타격의 중심에 섰다. 결승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비롯해 최지민(KIA 타이거즈), 박영현(KT 위즈) 등의 활약도 대단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야구는 우승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젊은 선수들을 얻는 소득을 올렸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24세 이하(U-24) 축구 대표팀도 7일 숙적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 역대 최초로 3회 연속 우승의 위업을 이뤄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2-1로 이기며 금메달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이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2-1로 이기며 금메달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황선홍호도 대회 직전엔 불안한 시선이 많았다.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고, 지난 6월 중국과 원정 평가전에서 1승 1패에 그쳤다. 지난 9월 아시안컵 예선 1차전에선 카타르에 0-2로 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회 시작과 함께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7전 전승의 완벽한 우승을 일궈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7경기에서 27골(3실점)을 넣는 막강한 화력을 뽐냈다. 8골을 몰아친 정우영(VfB 슈투트가르트)은 득점왕에 오름과 동시에 병역 면제의 혜택을 받아 유럽 무대에서의 활약에 날개를 달게 됐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홍현석(KAA 헨트)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강인은 22세의 어린 나이에 군 문제를 해결해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소속팀인 PSG 구단도 소셜미디어(SNS)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축하합니다”란 글을 올리며 이강인의 금메달을 반겼다. 킬리안 음바페, 아슈라프 하키미, 곤살루 하무스 등 PSG 동료들도 SNS에 축하 인사를 남겼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대회 3연패를 달성한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단이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달을 깨물어 보는 이강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대회 3연패를 달성한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단이 7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메달을 깨물어 보는 이강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연합뉴스

축구·야구와 달리 배구·농구는 역대 최악의 결과로 실망감을 안겼다. 남자 배구 대표팀은 한 수 아래로 평가한 인도에 패하더니 12강전에서도 파키스탄에 발목을 잡히며 최종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여자 배구 역시 약체 베트남에 일격을 당한 뒤 5위의 성적을 안고 귀국했다. 금메달에 도전했던 남자 농구 대표팀 추일승호도 7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나마 여자 농구 대표팀이 동메달을 따내 체면치레를 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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