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수 외치던 하태경 끝내 '서울행'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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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불투명 전망에 ‘험지’ 수용
현역 물갈이 예상에 힘 더 실어
친윤계 대거 출마 움직임도 변수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서울 지역 출마’를 전격 선언한 국민의힘 부산 3선의 하태경(사진·해운대갑) 의원의 행보가 부산·울산·경남(PK) 공천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 의원의 수도권 출마설은 지역 정가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다. 3선 기간 지역에 착근하는 정치보다 중앙 이슈에 집중하는 의정 활동을 이어왔고 그의 꿈인 대권 도전을 위해서라도 부산을 떠나 수도권에서 승부를 보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비윤(비윤석열)으로 분류되는 하 의원의 공천이 불투명하다는 전망 또한 끊이지 않았다. 한 달 전만 해도 ‘해운대 사수’를 외치던 하 의원이 ‘서울행’으로 방향을 급전환한 배경에는 이런 요소들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도권 출마 자원 부족에 시달리는 당 지도부 역시 인지도에서 ‘전국구’인 하 의원의 서울 출마를 권유했다고 한다. 하 의원의 결정은 양측의 이런 셈법이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

이번 일이 ‘영남 중진 수도권 험지 출마’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수도권 표심을 얻기 위해 당 지도부를 비롯해 당내 기득권으로 여겨지는 영남 중진들의 ‘희생’을 통해 공천 개혁 이미지를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돼왔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4년 전 총선에서 당시 3선인 이종구, 이혜훈, 안상수, 김용태 의원 등을 수도권 험지로 출마시킨 결과는 참패였으며 오히려 이를 끝내 거부한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태호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돼 당으로 복귀했다. 이 때문에 중진 험지 차출에 대해 실효성은 없고 내부 분란만 일으킬 뿐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하 의원의 사례가 전면적으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PK 일부 중진들의 경우 PK 내 험지 격인 ‘낙동강벨트’의 더불어민주당 현역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부산 중진인 하 의원이 ‘탈부산’을 처음 선언하면서 ‘PK 현역 물갈이’ 공천의 현실화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위기다. PK는 역대 여당 공천에서 절반에 가까운 현역이 매번 교체됐으며 이번에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이 대거 PK 출마 움직임을 보이면서 물갈이 전망은 한층 짙어졌다. 이와 관련 하 의원이 떠난 해운대갑을 누가 맡을지도 주목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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