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올인’ 윤 대통령, 인수위 국정과제 채택… G20·유엔 총회서 지지 호소
특정 지역만의 이벤트 인식 깨는 데 심혈
BIE 실사단 방문 때 전 국민 의지 전달
국무회의서 “대충 노력해선 안 돼” 강조
윤석열 대통령의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전은 현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사실상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2022년 대선 승리 후 인수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국가 정책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그 결과,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는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 과제’로 채택됐다. 윤 대통령은 당시 “개최지 선정까지 범국가적 유치 역량을 결집해 전략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총력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도 않은 가덕신공항을 2030년 월드엑스포가 열리기 전인 2029년 12월까지 개항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또 북항 재개발, 부두시설 이전, 교통기반 구축 등 박람회 개최에 필요한 인프라를 차질 없이 준비하도록 관련 부처를 독려했다.
윤 대통령의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전은 정상 외교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이었던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10여 개 유럽국가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갖고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전 세계 정상을 대상으로 한 유치전이 본격 시작된 셈이다. 이후 윤 대통령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엔 총회 등 여러 차례의 다자회의를 통해 숨 가쁘게 유치전을 이어갔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 총회에서 닷새 동안 30분~1시간 간격으로 무려 47개국 정상들을 만나는 초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당시 일정에 배석했던 대통령실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은 “윤 대통령이 뉴욕에 오전 10시께 도착했는데 육개장 국물에 밥 한 숟갈 말아먹고 늦은 밤까지 9개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부산엑스포가 특정 지역의 이벤트로 인식되면 유치전에 힘이 실리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6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부산을 방문한 시점에 맞춘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국의 모든 시도가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대한다는 전 국민적 열망을 실사단에게 전달했다. 또 별도로 실사단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성공 개최를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유엔 총회 참석 직후 가진 국무회의에서 “글로벌 시장과 엑스포가 우리 것이라고 확신하고 몸을 던져 뛰면 우리 것이 될 것”이라고 국무위원들을 독려했다. 윤 대통령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대충 노력하면 올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