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보다 ‘금’은 적지만 전체 메달은 더 땄다[여기는 항저우]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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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

수영, 3관왕 탄생 등 최고 성적
탁구, 중국 꺾는 등 경쟁력 입증
첫 정식 종목 e스포츠 ‘금맥’ 발굴
근대5종 ‘파리’서도 선전 기대감
조기 탈락 배구·농구 전력 강화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8일 오후 막을 내렸다. 사진은 위 왼쪽부터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오상욱과 은메달을 차지한 구본길, 탁구 여자 복식 신유빈·전지희,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급 장준, 배드민턴 여자 단식 안세영,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 윤지수가 금메달을 목에 건 모습. 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8일 오후 막을 내렸다. 사진은 위 왼쪽부터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오상욱과 은메달을 차지한 구본길, 탁구 여자 복식 신유빈·전지희, 태권도 겨루기 남자 58㎏급 장준, 배드민턴 여자 단식 안세영,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 윤지수가 금메달을 목에 건 모습. 연합뉴스

2018년 이후 5년 만에 열린 ‘아시아 최고의 스포츠 축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8일 폐막식을 끝으로 1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단은 오랫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맘껏 선보이며 국민들에게 열광의 순간을 선사했다. 한국 선수단은 내년 7월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을 향해 곧장 담금질에 들어간다.

■한국 종합 3위, 금 42개 달성

한국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일본에 이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2개·은메달 59개·동메달 89개를 따냈다. 중국은 금 200·은 111·동 7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금 52·은 67·동 69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일본의 금메달 격차는 10개였고, 총 메달 개수에서는 한국(190개)이 일본(188개)보다 앞섰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종합 3위 △금메달 50개 △일본과의 금메달 격차 10개 이내로 좁히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종합 3위 달성을 제외한 두 가지 목표 달성은 사실상 실패했다. 다만 전체 메달 개수에서 일본에 2개 앞선 점을 감안하면 ‘절반의 성공’이라 해도 무방할 듯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전통적인 ‘메달밭’ 종목과 함께 중국의 벽에 막혀 오랫동안 금메달을 얻지 못했던 종목에서 금메달이 쏟아졌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이 없었던 e스포츠 종목에서도 새로운 금맥을 캤다.

하지만 배구와 농구 등 일부 구기 종목에서는 예상 밖의 결과를 얻고 조기 탈락하면서 세대교체와 전력 강화를 고민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수영·탁구 ‘새 시대’ 열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수영·탁구·배드민턴 등에서 아시아 최강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무대 경쟁력을 증명했다. 이 종목의 활약은 내년 개최 예정인 2024 파리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수영에서는 박태환(34)의 활약을 보며 성장한 ‘마린보이 키즈’들이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젖혔다. 한국 수영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안게임 역사상 가장 많은 22개(금 6·은 6·동 10)의 메달을 수확했다. 부산체육고등학교 출신인 김우빈(22·강원도청)은 3관왕(자유형 400m·800m, 계영 4x200m)에 오르며 이번 대회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수영 천재’ 황선우(20·강원도청)는 자유형 200m와 계영 4x200m에서 2관왕에 올랐다. 부산 중구청 소속 백인철(23)은 남자 접영 50m 경기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에 힘을 보탰다.

‘절대 일강’ 중국을 상대로 한 탁구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하며 2024 파리 올림픽에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신유빈(19·대한항공)-전지희(30·미래에셋증권)는 탁구 여자 복식에서 21년 만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복식뿐만이 아니다. 한국 탁구는 항저우에서 남자 단체전 은메달, 남자 복식 은메달(장우진-임종훈), 남자 단식 동메달(장우진), 여자 단식 동메달(신유빈), 혼합 복식 동메달(장우진-전지희, 임종훈-신유빈) 등 모두 여덟 개의 메달을 따내는 결실을 맺었다.

■e스포츠·근대5종 등 새 ‘메달밭’ 발견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새로운 메달밭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은 종목 중 하나인 e스포츠에서 금메달 2개를 발굴했다.

‘페이커’ 이상혁이 시범종목이었던 2018년 대회 은메달을 넘어 금메달 재도전에 나선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은 중국과 대만을 격파하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스트리트 파이터 V’ 종목에 출전한 김관우 역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게임보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근대5종 역시 한국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유망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근대5종 남녀 대표팀은 개인전과 단체전 등 4종목에서 금 2·은 2·동 1개를 따냈다. 남자 대표팀 에이스 전웅태(28·광주시청)는 근대5종 개인전·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하며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순간도 있었다. 테니스 남자 단식 권순우(25)는 경기에 패한 뒤 라켓을 부수며 화풀이하고 상대 선수의 인사를 무시하는 등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 행동으로 큰 비판을 받았다.

항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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