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습마다 인질 1명씩 살해할 것”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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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100여 명 납치 ‘인간 방패’ 활용
서방 언론 “억류된 인질 이미 4명 살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교전이 발발한 지 나흘째인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보복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구호 식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민간인 주택을 폭격할 경우 민간인 포로를 처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교전이 발발한 지 나흘째인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보복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구호 식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민간인 주택을 폭격할 경우 민간인 포로를 처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전쟁에 들어간 하마스가 ‘인간 방패’ 전술을 쓰며, 100명이 넘는 민간인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민간인 살상을 수반하는 참극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억류된 인질 중 최소 4명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 시간)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주택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1명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우바이다 대변인은 “사전 경고 없이 우리 국민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붙잡고 있는 민간인 인질 중 한 명을 처형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 CNN방송은 확보된 영상 2개를 분석한 결과, 억류된 민간인 중 최소 4명이 이미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전날 텔레그램에 게시된 2개의 영상을 자체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 베에리 키부츠에서 하마스에 억류된 최소 4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납치된 후 곧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침투해 수백 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일부는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하마스는 이렇게 데려간 인질이 1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무장세력 수십 명은 유대 명절 초막절(수코트)를 축하하는 야간 음악제 ‘초신성’ 축제에도 난입해 젊은이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고 일부는 인질로 납치했다. 축제 현장에서는 무려 260구의 시신이 발견돼 충격을 줬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에 사흘간 보복 공세를 퍼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가 어떤 식으로, 얼마나 더 공세를 더 강화할 수 있을지 극심한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대대적인 군사 조치 대신에 이스라엘 인질들과 이스라엘이 붙잡고 있는 팔레스타인인 죄수 수천 명을 교환한다면 하마스의 선전전에 승리를 안겨주는 꼴이기에 이스라엘로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 연구원인 아리엘 하이만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우리는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시민들인 인질들을 염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하마스와 싸워야 할 때이고 모든 이스라엘인이 이를 지지할 것”이라며 “어떻게 결정하든 모두 패배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인질들이 가자지구 시가지에서 끌려 다니거나 학대당하는 모습이 떠돌고 있어 실종자 가족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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