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3] 해운대에 열린 ‘방글라데시 나이트’… 인도네시아 정부까지 이례적 행보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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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해외 영화제 첫 공식 파티
3개 작품 경쟁 부문에 진출한 성과

특별전 연 인도네시아도 행사 열어
정부 주최로 ‘와이드 앵글’ 파티
자국 영화인 100여 명 경비 지원도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방글라데시 나이트’ 파티. BIFF 제공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방글라데시 나이트’ 파티. BIFF 제공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시작된 지 28년 만에 해운대에서 ‘방글라데시 나이트’가 열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BIFF ‘와이드 앵글’ 파티를 주최해 눈길을 끌었다. 두 나라를 포함한 신흥 아시아 국가가 BIFF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영화 산업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 단면들이다.

지난 9일 오후 9시 30분께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한 호텔 33층 루프탑 바. BIFF ‘방글라데시 나이트’ 파티에 현지 감독과 배우 등이 음식과 함께 술을 곁들였다. 방글라데시 OTT 회사 ‘초르키’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여러 나라 영화 관계자도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방글라데시 영화계가 해외 영화제에서 공식 파티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방글라데시 작품이 BIFF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에 2편, ‘지석’에 1편이 진출하는 성과를 올린 여파다. BIFF 박선영 프로그래머는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과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까지 포함하면 방글라데시에서 감독 5명이 주요 게스트로 초청됐다”며 “방글라데시 영화가 부산에서 호평받는 걸 기념하는 행사를 열겠다고 해 장소 섭외를 도와줬다”고 했다.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방글라데시 나이트’ 파티. BIFF 제공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방글라데시 나이트’ 파티. BIFF 제공

올해 ‘지석’ 부문에 진출한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은 “영화 잡지 ‘버라이어티’는 2012년 제 영화가 BIFF 폐막작으로 선정된 이후 방글라데시 영화가 성장해 왔다고 평가했다”며 “영화 산업 성장에 큰 도움을 준 BIFF에서 올해 놀라운 결과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파티에 있던 방글라데시 현지 취재진도 이례적인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에카토르 TV 파르토 산조이 특파원은 “BIFF에 보통 작품 1~2개 정도가 진출하는데 3개 작품이 경쟁 부문에 오른 건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이라고 했다. 옆에 있던 방글라 트리뷴 조니 호케 부편집장은 “우리가 칸영화제에 6~7번 취재를 갔는데 BIFF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현지에서도 BIFF 진출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한 식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 파티. BIFF 제공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한 식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 파티. BIFF 제공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한 식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 파티. BIFF 제공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한 식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 파티. BIFF 제공

같은 날 해운대구 인근 식당에서는 BIFF ‘와이드 앵글’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교육문화연구기술부가 올해 이례적으로 주최한 파티에는 인도네시아 유명 감독과 배우 등이 눈에 띄었다. 지난 9일 11시 20분께에는 식당뿐 아니라 입구 주변이 전 세계 영화 관계자 수백 명으로 빽빽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BIFF에서 특별전을 연 나라다. 현지에서 영화계 관계자만 최소 200명 이상 BIFF를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박성호 BIFF 프로그래머는 “올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28년 만에 처음으로 파티를 열었고, 영화인 100여 명에게 항공료와 숙박료를 지원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에서 국가관을 낸 데다 현지에서도 모으기 힘든 유명 감독과 배우가 부산에서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한 식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 파티. BIFF 제공 지난 9일 부산 해운대구 한 식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 파티. BIFF 제공

BIFF 측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인도네시아 교육문화연구기술부 장관과 회의를 열어 특별전 등을 성사했다고 밝혔다. 박 프로그래머는 “인도네시아가 올해 법령 개정에 나서며 영화 지원 예산을 크게 늘렸다”며 “영화를 통제하는 대신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상징적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칸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장관에게 BIFF가 아시아 최고 영화제라는 점을 알렸다”며 “그러자 인도네시아 영화 발전을 위해 현지 영화인들이 부산에 대거 방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와이드 앵글’ 파티에서 만난 부산영상위원회 강성규 운영위원장은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는 영화 산업에서 용이 됐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인다”며 “한국, 중국,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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