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지역 캐릭터 하나, 열 사업 안 부럽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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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고양고양이’ 원조 격
SNS서 큰 인기 상품 개발 이어져
도시 이미지 제고·경제적 효과도
“지역성 담긴 스토리텔링 필수적”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삼성837에서 열린 '한가위 인 뉴욕' 행사에서 부산엑스포 마스코트 '부기'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삼성837에서 열린 '한가위 인 뉴욕' 행사에서 부산엑스포 마스코트 '부기'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고양고양이(경기도 고양시), 울산큰애기(울산시), 하모(경남 진주시)….

전국 지자체가 캐릭터 전쟁에 나선 덕분에 탄생한 유명 캐릭터들이다. 지자체를 넘어 공공기관까지 범위를 넓히면 캐릭터는 600여 개에 달한다.

12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캐릭터 제작의 원조 격은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다. 고양시는 2012년 일산신도시로만 알려진 고양시의 지역 브랜드를 개선하기 위해 지명에서 착안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후 400여 건의 이모티콘과 캐릭터 브랜드 상품 개발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했다. 고양시는 고양고양이의 성공으로 일산신도시에 묻혀 지자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졌던 도시 브랜드 가치를 크게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SNS상에서 ‘야옹시’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지자체별로 캐릭터가 탄생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부터 매년 ‘우리동네 캐릭터 축제’를 개최한다. 축제에서는 우수 캐릭터 시상식이 열리는데 1회 대상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이, 2회 대상은 터줏대감 고양고양이를 꺾고 울산 큰애기가 차지했다. 울산큰애기는 울산 중구청이 2016년 개발한 관광 캐릭터다. 2017년 9급 명예 공무원으로 임용됐으며 2022년 7급 명예 공무원으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는 진주시 남강의 천연기념물 수달을 형상화한 하모가 대상을 차지했고 부산의 부기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자체가 이처럼 캐릭터에 사활을 거는 것은 캐릭터가 지자체 특색을 압축적으로 홍보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지자체의 굳어진 이미지 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경제 효과를 창출한 사례도 있다. 일본 구마모토현 캐릭터인 구마몬은 친근한 곰의 모습으로 전 세계적 인기를 끌어 매년 관련 매출만 1조 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캐릭터 전쟁에서 캐릭터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 특색이 반영된 스토리텔링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동서대 이승희 웹툰학과 교수는 “지자체의 정체성이 스토리에 담기면 그 지역을 나타내는 브랜드 역할을 하게 되고 성공적인 캐릭터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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