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재활시설의 ‘영화’ 같은 선행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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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공동체 주제 영화 제작
영화제 출품 상금 전액 기부

정신장애인재활시설 이용자들이 영화제 참여를 통해 받은 상금을 기부하며 지역사회에 온기를 더했다.

지난달 18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 계좌에 109만 4400원이 입금됐다. 평범해 보이는 기부액이지만 여기엔 숨은 반전이 있다. 기부의 주인공이 부산 해운대구 정신장애인재활시설인 송국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이라는 점이다.

송국클럽하우스는 1996년 부산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지역사회 정신재활시설로 부산시의 보조금을 받아 정신장애인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다. 건강, 교육, 독립생활의 기회 제공을 통해 정신장애인이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송국클럽하우스 이용자 6명과 직원 2명은 6월 초 ‘051영화제’ 참가를 위해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5분 1초의 단편 영화 제작을 시작했다. 과거보다 현재의 삶에 집중하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건강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지난달 7일 진행된 ‘051영화제’ 시상식에서 송국클럽하우스는 우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송국클럽하우스가 제작한 단편영화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던 김인철(25·장애미등록 정신질환자) 씨가 신스틸러상을 수상하며 송국클럽하우스는 2관왕에 올랐다. 우수상을 받은 송국클럽하우스는 100만 원, 신스틸러상을 받은 김인철 씨는 20만 원을 부상으로 받았다.

송국클럽하우스 차태영 주임은 “대부분의 정신장애인들은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 시선으로 자신이 가진 정신질환에 대해 알리는 것을 불편해한다”며 “하지만 어려움을 나누고 서로 배려하며,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 용기를 얻어 영화를 제작하고 당당하게 나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송국클럽하우스 회원들은 상금 중 세금을 제외한 전액을 부산사랑의열매로 기탁했다. 이들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도 부산사랑의열매를 찾아 ‘051영화제’ 일반부 최우수작 수상 상금 300만 원에서 세금을 제한 전액을 기부했다.

2관왕의 주인공인 김인철 씨는 "촬영을 하며 내 병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고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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