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으로 줄어든 동네방네 BIFF, 명맥 유지할 수 있을까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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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곳, 작년 비교 10곳 줄어
축소 운영 탓 소외 지역 아쉬움
예산 감소세 내년 미개최 우려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 동래구 동래향교에서 열린 ‘동네방네비프’에 참여한 관객들이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 동래구 동래향교에서 열린 ‘동네방네비프’에 참여한 관객들이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안지현 인턴기자

부산 전역을 영화로 물들여 문화 일상화를 꿈꿨던 부산국제영화제(BIFF) 동네방네비프가 지난해보다 상영관이 절반 이상 줄어 아쉬움이 나온다. 향후 영화제 예산 확보에 난항이 예상되면서 지역밀착형·관객참여형 프로그램이 축소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BIFF에 따르면 ‘2023 동네방네비프’ 부산지역 상영관은 총 7곳으로 지난해보다 10곳 줄었다. 지난해 동네방네비프가 부산 16개 구·군 17곳에서 상영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축소된 셈이다.

올해 동네방네비프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이유로 BIFF 내홍과 예산 축소 등의 여파가 원인으로 꼽힌다. 커뮤니티비프나 동네방네비프는 지난해에 비해 예산이 반토막 이상 나면서 운영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BIFF 측은 “BIFF 자체 예산뿐 아니라 지자체 지원이 줄어들면서 동네방네비프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예산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명확한 수치는 정리해서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동네방네비프는 시민들이 부산 전역에서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021년 신설됐다. 이후 부산 온 동네가 영화제 행사장, 부산 지역 전체가 시네마천국이 되는 장관으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동네방네비프는 △동래향교 △부산시민공원 △김해국제공항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중구 비프광장 야외무대 △수영구 밀락더마켓을 포함한 부산 7개 장소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곳에서 영화 16편이 상영됐다.

동네방네비프가 축소되면서 영화제 기간 일상에서 모든 시민이 뒤섞여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자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 지난해 동네방네비프는 다대포해변공원, 범어사 등 지역 랜드마크에 17곳까지 확대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올해 전반적인 축소 운영으로 문화·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부산 일대는 영화를 향유할 기회가 줄었다. 상영관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간 위주로 동네방네비프가 열릴 수밖에 없게 된 탓이다.

올해 동네방네비프에 참여한 시민 수도 줄어들었다. 예산이 대폭 축소된 커뮤니티비프와 동네방네비프 관객 수는 각각 1만 1092명과 822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만 7166명과 1만 1002명보다 줄어든 숫자다.

한 구청 관계자는 “서부산은 주민을 수용하기에 넓고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 많아 영화 상영하기도 적합하다”며 “지난해보다 올해 동네방네비프가 축소되면서 주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내년 영화제 예산이 전반적으로 삭감되면서 지역밀착형 프로그램 규모는 계속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지역 영화계 관계자는 “지역밀착 프로그램 위주로 먼저 예산이 삭감돼 운영이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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