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밖도 전쟁터… 유대인·무슬림 겨냥 테러 비상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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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유대교 회당 폭파 위협에 대피
중국선 이스라엘 남성 흉기 피습

15일(현지 시간)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AFP연합뉴스 15일(현지 시간)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에 맞서 ‘피의 보복’을 이어가면서 세계 각지에서 각각 유대인, 무슬림을 겨냥한 테러가 번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양측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세계 주요 지역의 유대인과 무슬림 공동체들이 테러와 폭력 위협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폭파 위협으로 미 시카고 지역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는 신도들이 긴급 대피했다. 일리노이주 스코키 회당의 랍비 샤난 겔만은 “하마스 관리들이 공개적으로 분노와 반유대주의를 선언할 때, 우리는 당연히 놀란다”면서도“우리는 절대로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반유대주의 위협이 증가하면서, 런던의 여러 유대인 학교 어린이들은 13일 등교하지 말고 집에 머물라는 지시를 받았다. 유럽에서 유대인 인구와 무슬림 공동체가 가장 많은 런던 경찰은 추가 순찰을 위해 수천 명의 경찰관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은 최근 들어 105건의 반유대주의 사건 신고가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건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함께하는 시나이 성전’ 예배에서 신도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포옹하고 있다. AFPAP연합뉴스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함께하는 시나이 성전’ 예배에서 신도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포옹하고 있다. AFPAP연합뉴스

호주에서는 지난 주말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유대인을 가스실로’라는 구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중국에선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일하는 50세 이스라엘 남성이 대낮에 베이징 거리에서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대인 공동체뿐 아니라 이슬람 기관들에 대한 위협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미 매사추세츠주에선 누군가가 팔레스타인 평화문화센터와 보스턴 이슬람 신학교 간판에 스프레이로 ‘나치’라는 글귀를 써놓아 현지 무슬림 사회에 불안감을 조성했다.

로이터·AP통신과 WSJ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개전 일주일째인 이날 이라크, 이란, 레바논 등 중동뿐 아니라 영국과 이탈리아, 덴마크, 독일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이어져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 의해 구금되기도 했다. 독일과 프랑스 당국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금지했고 시위가 폭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유대교 회랑과 유대인 학교의 보안을 강화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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