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이전 공공기관, 주요 업무는 서울서 처리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정보통신산업진흥원·한국인터넷진흥원 등
과기부 5개 기관 모두 서울 중심 업무
서울~본사 출장 비용도 수억 원 ‘펑펑’

사진은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사진은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지역 이전 공공기관들이 여전히 사업평가 등 주요 업무를 서울에서 진행하면서 수억 원대 출장비까지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공기관은 수도권 일극주의 해소와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으로 이전했지만 대다수 업무를 서울에서 처리하면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혈세까지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공공기관 5곳의 사업평가 실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관 모두 본사를 둔 지역보다 서울에서 사업평가를 더 많이 개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사업평가 1618건 중 88.3%에 달하는 1428건을 서울에서 했다. 충북 진천 본사에서는 전체의 10.1%인 164건만 진행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도 사업평가 1665건 중 1120건(67.3%)은 서울에서, 78건(4.7%)만 이전 지역인 대구에서 실시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도 80건 중 73건(91.25%)을 서울에서 했다.

이전 지역에서 아예 사업평가를 진행하지 않은 기관도 있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전남 나주로 본사를 이전했지만, 이 기간 43차례의 사업평가 중 38차례는 서울에서, 3차례는 온라인으로, 2차례는 일산에서 진행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도 2021년부터는 이전 지역인 나주에서 한 차례도 사업평가를 하지 않았다.

서울과 본사 출장 비용도 많게는 수억 원이 소요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사업평가를 위해 서울에 오가는 출장 비용으로 5억 1346만 원을 지출했다. 이 기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약 2억 8000만 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약 2억 2000만 원을 출장비로 썼다.

여전히 서울 사무실을 유지하는 곳도 있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서울 송파구 한 건물에 7개 층을 사무실로 임대 중이다. 연간 임대료만 8억 5000여만 원에 달한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