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13년 만에 완간된 ‘유홍준 표 한국미술사’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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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유홍준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눌와 제공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눌와 제공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5·6권은 13년 만에 완간된 한국미술사 책이다. 5권은 ‘조선:도자’, 6권은 ‘조선:공예, 생활·장식미술’ 편이다. 저자는 “한국미술사의 진수는 도자기”라며 5권을 먼저 강조한다. 도자에서 분청사기와 백자의 양대 산맥 중 그는 백자를 더 친다. 분청사기는 고려 상감청자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질박한 아름다움’으로 이름 나 있는데 400년 전에 생명을 다하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견주어 “백자는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훌륭한 생활용기로 아직까지 이를 능가하는 그릇은 발명되지 않았다”고 한다. 백자에 대한 표현은 ‘비정제성이 주는 구수한 큰 맛’(고유섭), ‘어진 선 맛에서 일어나는 너그러움’(최순우),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김원용) 등인데 한 마디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동아시아 시야에서 조선백자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게 중국과 일본의 도자사 흐름도 조망해놨다.

6권 공예, 생활·장식미술에서는 왕실공예 규방공예 선비공예 민속공예 불교공예라는 특이한 분류법을 제시해놨다. 보통은 금속 목재 종이 등 재료를 중심으로 구분 짓는데 사용자와 제작 목적에 따라 새 분류법을 제시한 것이다. 생산이 아니라 소비에 의해 공예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려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회화사 전공인데 다른 분야를 소화하는 과정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짧고 쉽고 간단하게 쓴다는 것이 길게 쓰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전 6권은 필요하면서도 아름다운 책이다. 유홍준 지음/눌와/5권 280쪽, 6권 364쪽/2만 6000원, 3만 4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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