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가 부산 문화에 선순환 구조 확립할 것”[로컬이 미래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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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 미래다] 엑스포 문화도시 3. 프랑스 파리

최경림 엑스포기구 협력 대사
“정부·기업·민간, 원팀으로 노력
2차 투표까지 간다면 승산 있어
파리, 엑스포 개최로 성장한 도시
부산도 관광·마이스 발전 가능성”

지난달 프랑스 파리 페닌슐라 호텔서 열린 한·아프리카 세미나에 참석한 최경림(오른쪽에서 두번째) 대사의 모습.남유정 기자 지난달 프랑스 파리 페닌슐라 호텔서 열린 한·아프리카 세미나에 참석한 최경림(오른쪽에서 두번째) 대사의 모습.남유정 기자

“정부·기업·민간이 ‘원팀’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엑스포가 유치되면 부산지역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겁니다.”

BIE(국제박람회기구)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최경림 BIE 협력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최 대사는 “캠페인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이미 굵직한 국제행사를 개최한 경험이 있는 한국과 부산이 월드엑스포 개최 역량을 갖고 있다는 믿음을 각 나라에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사는 전 제네바대표부대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자유무역협정교섭대표,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이사회 의장 등을 지낸 외교·통상 분야 전문가다. 최 대사는 한국과 프랑스를 비롯해 투표권을 가진 나라를 찾아 유치교섭을 진행하고 상황을 점검, 지휘하고 있다. 그는 “어떤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한국과 경쟁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도 열심히 유치 활동을 하고 있어 우리만의 장점과 경쟁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최경림(오른쪽) BIE 대사. 연합뉴스 최경림(오른쪽) BIE 대사. 연합뉴스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28일 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 투표로 가려진다. 3분의 2 이상을 얻는 도시가 개최지로 낙점된다. 3분의 2 이상 득표한 도시가 없으면 1차 투표에서 1, 2위를 한 도시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여기서 더 많은 표를 얻은 곳이 개최지로 선정된다. 최 대사는 “2차 투표까지 가면 승산이 있는 걸로 보고 있다”며 “판세 파악을 위해 교섭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했다. “사우디는 ‘오일 머니’뿐 아니라 중동 국가들의 지역적인 단합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우리대로 장점이 많아요. 수혜국이었던 한국은 반세기 만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공여국이 됐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과 여러 협력사업을 해왔고 그것들이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최 대사는 엑스포 유치가 부산 문화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봤다. 그는 “오페라하우스를 핵심으로 북항에 많은 문화 시설이 들어온다”며 “부산시가 지역 문화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해 생각을 많이 하는 걸로 안다”고 했다. 그는 “11월 투표에서 우리가 개최지로 결정되면 엑스포 개최까지 7년이란 시간이 있다”며 “그동안 선순환 구조 확립을 위한 문화 계획을 전문가들이 잘 의논해서 수립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세워지는 시설을 활용해 관광·마이스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는 엑스포를 여섯 번 개최하면서 도시를 정비했고, 문화예술 시설을 세워 문화 도시로 우뚝 섰다. 최 대사는 “지금까지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박람회 때 만든 조형물과 건축물을 없애는 게 태반이었다”며 “그렇게 되면 예산 낭비와 환경 문제도 있으니 엑스포로 만든 시설을 잘 유지하고 활용하면 지역 문화 산업 발전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 대사는 부산과 K컬처가 가진 장점을 높게 평가하며 월드엑스포 유치에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의 터전이었던 부산은 이제 선진 항구도시가 됐다”며 “부산의 역사는 월드엑스포의 ‘대전환’ 주제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까지 엑스포가 전시에 치중했다면 이번엔 국제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기후 변화, 디지털 혁명, 빈부 격차 같은 문제들 말입니다. 많은 국가가 여기에 공감하고 있고요. 2030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계속해서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파리(프랑스)=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본 취재는 부산광역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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