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에어부산 ‘연봉 깎기’ 갑질… 급여 3년 전보다 33.9% 감소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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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유출 악순환으로 이어져

KDB산업은행 본점. 연합뉴스 KDB산업은행 본점. 연합뉴스

KDB산업은행이 ‘에어부산 쥐어짜기’를 계속하면서 임직원 연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 감소로 인력 유출이 계속된 에어부산은 ‘포스트 코로나’ 수요 폭증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2019년 수준 노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23일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에어부산 급여 현황’에 따르면 에어부산 임직원의 급여는 2019년 평균 5900만 원에서 지난해 3900만 원으로 33.9% 감소했다. 남성의 경우 2019년 7800만 원에서 지난해 5200만 원으로 2600만 원 줄었다. 여성은 3500만 원에서 2400만 원으로 1100만 원 줄었다. 에어부산 여성 임직원의 지난해 급여는 대한항공(5900만 원), 아시아나항공(4000만 원)은 물론 경쟁 LCC(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3700만 원)와도 큰 차이가 났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추진하는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에 대해 강도 높은 경쟁력 강화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유독 에어부산에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019년 대비 지난해 급여 감소가 4.6%에 그쳤다. 아시아나 계열사인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지난해 급여가 2019년보다 높았다.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도 2019년 대비 4.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에어부산은 급여 감소로 인력은 올해 상반기 기준 2019년 대비 99명이 줄었다. 항공기 보유 대수도 2019년 26대에서 올해 상반기 21대로 5대 감소했다.

항공업계에선 산업은행이 에어부산 쥐어짜기를 계속하는 배경에 대해 ‘대한항공 밀어주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강행하기 위해 피인수기업인 에어부산의 몸값을 줄이는 전략을 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는 미국과 유럽 경쟁당국의 벽에 막혀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가 약속했던 통합LCC(에어부산+진에어+에어서울) 본사 부산 유치 역시 멀어진 상태다. 지역 항공업계의 전문 인력 유출은 2030년 가덕신공항 개항 이후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신공항 개항을 전후해 급증할 항공 인력 수요에 대처할 능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산업은행이 에어부산 경영 정상화와 투자를 막는 것은 향후 통합 LCC 본사 위치 결정 과정에서 인천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면서 “가덕신공항에 통합LCC 본사를 유치하는 것은 에어부산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투자 재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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