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 확산 막아라” 경남도 방역 ‘초비상’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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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확산에 청정지역도 불안
가축질병 위기경보 심각 격상
반입금지·긴급예찰 대응 강화
우량 암소 많은 합천 조마조마

경남 진주시가 지역 농가에서 럼피스킨병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진주시 제공 경남 진주시가 지역 농가에서 럼피스킨병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진주시 제공

소에게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충남·경기도에 이어 충북·강원도에서도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청정지역인 경남 역시 비상이 걸렸다. 급히 가축시장을 폐쇄하고 긴급 방역조치에 나섰지만 확산 속도가 너무 빨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25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국 럼피스킨 확진 건수는 모두 29건이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의 한 한우농가에서 처음 확진된 이후 최근 충북 음성과 강원 양구까지 5개 지역 11개 시군에서 발생했다. 특히 25일 오전에도 의심신고가 여러 건 접수돼 추가 확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확산세가 이어지자 경남도는 가축질병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방역대책본부와 방역대책상황실을 설치·운영하는 등 전 행정력을 동원해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

전체 사육농장에 대한 긴급 임상·전화예찰에 들어갔으며, 의심신고 시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진단체계도 구축했다.

특히 25일부터는 럼피스킨병 발생지역 사육 소에 대한 지역 반입금지 조치에 들어갔다. 도는 지난 20일부터 한·육우 거래와 이동을 제한했지만, 젖소의 경우 가축시장을 거치지 않고 농장 간 문전 거래되는 현실을 감안, 전국에서 가장 먼저 반입금지 결정을 내렸다. 소 반입 금지 지역은 경기와 충북, 충남, 강원도, 인천 등 5개 럼피스킨병 발생 지역이며, 이후 발생되는 곳도 모두 포함될 예정이다.

경남 진주시에서 한우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 모 씨는 “너무 무섭고 불안감이 커서 잠도 안 온다. 매일 방역을 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소들을 살펴보고 있다. 그저 무사히 넘어가 주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행정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지역 축산농가의 불안감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전국 소 사육농가 수는 9만 2700여 농가로, 이 가운데 경남은 1만여 곳, 11%가 몰려 있다. 한·육우와 젖소 등 36만 마리 정도가 사육되고 있는데, 사육농가 수만 놓고 보면 경북과 전남, 충남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많다.

여기에 한국종축개량협회가 인증·선정하는 ‘우량암소’ 수도 많은 편인데, 특히 경남 합천군의 우량 암소 보유량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경남이 럼피스킨병에 뚫릴 경우, 피해 여파가 상당히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일각에선 럼피스킨병의 잠복기가 2주 정도로 길어 이미 전국적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한우 유통망이 전국적으로 연결돼 있는 데다 매개체가 모기 등 흡혈 곤충이다 보니 대응도 쉽지 않다. 경남이 발생지역과 비교적 먼 거리에 있음에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경남도 강광식 동물방역과장은 “럼피스킨병은 잠복기가 2주 정도로 긴 편으로 임상증상 미발현 개체에 의한 질병 전파가 우려된다”며 “소 이동을 자제하고 피부나 점막 결절 등 의심 가축은 발견 즉시 가축방역기관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럼피스킨병은 소에서 발생하는 전신성 피부병으로, 유량감소 비쩍마름 가축손상 유산 불임 등 심각한 생산성 저하를 유발하는 제1종 가축 전염병이다.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폐사율은 10% 이하로 알려져 있다. 럼피스킨병이 확진된 소는 살처분된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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