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성공가도 ‘자전거 고속도로’ 동서고가로에 조성한다면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덴마크·독일·중국 등 전 세계 확산
사상~진양 구간 충분히 활용 가능
도로 폭 넓어 남는 공간엔 녹지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지역 자전거 고속도로 모습. 덴마크 ‘Super Cykelstier’ 제공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지역 자전거 고속도로 모습. 덴마크 ‘Super Cykelstier’ 제공

부산 동서고가로를 철거하는 대신 일부 구간을 ‘자전거 고속도로’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유럽과 캐나다 등에서는 녹색교통으로 전환하기 위해 자전거 고속도로 건설이 활발하다.

유럽 도시들은 기후 위기에 대비하고 주민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자동차 중심의 기존 교통체계를 도보와 자전거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자전거 고속도로는 차량과 분리된 별도의 전용 도로로, 빠르고 편리하게 장거리 출퇴근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2012년부터 자전거 고속도로를 도입한 덴마크는 현재 18개 노선 286.6km의 자전거 고속도로를 운영 중이다. 코펜하겐에서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빠르고 편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을 정도다. 덴마크의 자전거 보급률은 90%,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률은 32%에 달한다. 더 나은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덴마크에서는 2045년까지 코펜하겐을 포함한 29개 지자체가 60여 개 노선, 총 850km의 자전거 고속도로를 구축할 계획이다. 덴마크 정부가 2009년부터 자전거 기반 시설에 투입한 예산은 2억 유로(약 2868억 원)이며 2035년까지 5억 유로(약 7170억 원)를 더 투입한다.

덴마크의 자전거 고속도로 노선도. 덴마크 ‘Super Cykelstier’ 제공 덴마크의 자전거 고속도로 노선도. 덴마크 ‘Super Cykelstier’ 제공

자전거 고속도로는 2003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도입해 성공을 거둔 후 독일, 영국, 벨기에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도 출퇴근 때 런던의 자전거 고속도로를 이용해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중국의 샤먼, 베이징 같은 아시아 도시도 자전거 고속도로를 조성해 활용 중이다.

2030년 이후 부산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대심도 도로)가 개통하면 도로로서의 기능을 다하게 될 동서고가로 사상~진양(약 7km) 구간도 자전거나 개인형 이동수단(PM) 전용 도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산시가 추구하는 ‘15분 도시’의 핵심 인프라 역할도 기대된다. 가가건축사사무소 안용대 대표는 “덴마크의 자전거 고속도로 사례를 봐도 폭이 2.5~4m로 그리 넓지 않다. 동서고가로는 왕복 4차로로 넓어 자전거 도로 밖 나머지 공간에 보행로나 녹지 등 다양한 기능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연구원 모빌리티연구실 지우석 선임연구원은 “공원이 부족한 부산에 동서고가로를 활용한 선형 공원이 생기면 주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인근 집값도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