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윤 대통령 ‘보수 대통합’ 신호탄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현직 첫 참석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묘소도 참배
TK 지지율 급락 속 전열정비 행보 분석

중동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김대기 비서실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김대기 비서실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통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중동 순방에서 돌아와 관저에서 옷만 입고 곧바로 서울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일을 두고 이런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하면 된다’를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냈다”고 경의를 표했다. 또 “취임 이후 세계 92개국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는데 모두 박정희 대통령이 이룬 압축성장을 부러워했다”면서 “정상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을 공부하라, 그러면 귀국의 압축 성장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1980년부터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열려온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도 11년 만에 추도식에 참석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순방 전 추도식 일정을 보고받고 일찌감치 참석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윤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지도자를 추모하는 뜻깊은 자리에 영애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가족들에게 자녀로서 그동안 겪은 슬픔에 대해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국정농단 사태 때 박영수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주도한 윤 대통령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도 “지금 우리 앞에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오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준 윤석열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난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식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당선인 시절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2일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50분간 대화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추도식 참석은 최근 여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와 대구·경북(TK) 지역 지지율 급락이라는 정국 상황과 맞물려 여권 내에서 ‘보수 대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받았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