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엔 부산이 대한민국 새 성장동력 확신” 미래 세대가 전하는 메시지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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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엑스포’ 이끌 미래 세대가 전하는 메시지

‘2023년 AI·SW 기반 프로젝트 경진대회’가 25일 부산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에서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홍보를 위한 프로젝트’를 주제로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2023년 AI·SW 기반 프로젝트 경진대회’가 25일 부산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에서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홍보를 위한 프로젝트’를 주제로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엑스포는 수도권 일극 체제로 돌아가는 대한민국이 변화할 중차대한 기회다.

이에 ‘포스트 엑스포’ ‘새로운 부산’을 이끌어갈 미래의 2030세대도 유치에 큰 관심을 보인다. BNK부산은행이 ‘2030부산월드엑스포적금’ 가입자 14만여 명 가운데 30대 이하가 전체 3분의 1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로 해석된다.

〈부산일보〉는 2030년 2030세대가 되는 6명을 만나 월드엑스포 유치 가능성과 부산이 가진 강점 그리고 개최 이후의 부산이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유치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부산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점을 확신했다.

이은철·나웅기 기자 euncheol@busan.com

■‘노인과 바다’ 오명 더는 듣지 않도록

부산 기장군 모전중학교 1학년 이소예(13) 양은 학업으로 바쁠 법도 하지만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와 관련한 기사는 빼놓지 않고 챙겨본다. 세계적인 행사가 자신이 살고 있는 부산에서 열릴 수 있다는 생각에 매일이 설렌다는 게 이 양의 설명이다.

이 양은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에 확실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다르게 부산은 사계절 온화한 날씨에다 산, 바다, 강이 모두 함께 어우러진 자연환경을 자랑한다”며 “세계인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라고 웃었다.

이 양은 스무 살이 되는 2030년 대륙과 바다로 뻗어가는 관문으로 번영의 상징인 부산에서 그의 꿈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이 ‘노인과 바다’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미래 세대인 우리도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게 안타깝다고 속상하다”며 “부산은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춘 도시인 만큼 부산시민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부산에서 비전을 그려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래 그려나가는 학생에겐 더 없는 기회

미래 문화 리더를 꿈꾸는 부산컴퓨터과학고 2학년 이다윗(18) 군은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큰 기대감을 보인다. 세계적으로 K컬처 바람이 부는 가운데 부산이 그 중심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이 군은 “부산은 엑스포 개최 이후 더욱 적극적인 도시로 탈바꿈하게 되지 않겠느냐”며 “미래를 그려나가는 지금과 미래의 학생들에게 기회의 시간이 온 것 같다”고 들뜬 반응을 보였다.

그는 엑스포 부산 유치가 산업과 경제뿐 아니라 문화도 수도권 중심으로 발전하는 현 상황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봤다. 이 군은 “부산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는 원도심부터 해변가 일대로 높은 빌딩촌이 형성된 신도시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진 도시”라면서 “전국의 대도시 가운데 아름다운 자연을 끼고 있으며 사시사철 문화·관광 콘텐츠가 있는 곳은 흔치 않다”고 자신했다. 이 군은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이벤트인 엑스포에 국민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열망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인이 살고 싶은 국제 도시로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에게도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여부는 큰 관심사 중 하나다. 월드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세계 시민들은 부산에 모일 것이고, 자연스레 세계인이 정주하고 싶은 도시 여건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외대에서 전자로봇을 전공하는 인도네시아 유학생 맥슈웰 데이브(20) 씨에게 부산엑스포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다.

데이브 씨는 “앞으로도 계속 부산에서 살고 싶기에 엑스포 유치가 기대된다”며 “세계 각국의 많은 학생이 부산의 매력을 알게 돼 부산으로 모인다면 다양한 문화와 기술 교류의 장이 열릴 수 있고, 부산은 ‘국제 교육도시’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유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졸업 후에도 부산에서 일자리를 구해 오래 남고 싶어 한다”며 “엑스포 유치를 통해 부산에도 다양한 국제적인 일자리가 생겨 20대 후반, 30대가 지나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꺾이지 않는 마음’ 간직한 희망의 도시

부산은 한국전쟁 때 피란민에게 희망을 줬고, 이후 산업화를 겪으면서 번영의 도시가 됐다. 부산 시민들은 이러한 역사를 기억하며 자부심을 갖고 있다. 20년 이상 부산에서 산 직장인 성주훈(26) 씨도 마찬가지였다. 성 씨는 “부산이 문화 관광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가치와 그 유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담은 희망, 번영, 평화라는 가치는 월드엑스포 주제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성 씨는 역동적인 역사의 경로를 거쳐온 부산은 세계인을 매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 꽃핀 것처럼 쇠퇴해 가는 원도심 활성화와 도심 재구조화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30년에 30대 중반이 되는 성 씨는 “2030월드엑스포의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항해’다. ‘희망’이라는 부산의 가치가 엑스포의 취지와 잘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엑스포 유치로 다시 한번 희망을 쏘아 올려 다음 세대도 살고 싶은 도시 부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년 떠나는 현실 바꿀 반등의 계기

월드엑스포가 열리는 2030년은 산업 역군이자 주역이었던 베이비부머가 퇴직하고 난 뒤다. 다음 세대가 부산 산업을 이끌어야 할 때인 것이다. 현재 부산 산업의 전망은 밝지 않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어 말 그대로 생계를 위협받아 청년들은 떠나고 있다.

부산 소재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상민(27) 씨는 이러한 현실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있다. 김 씨는 월드엑스포 유치가 부산 산업 반등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 씨는 “월드엑스포 유치로 가덕신공항 개항은 물론 광역 교통 인프라 확충과 신산업 연계 등이 가속화되면 부산 산업 생태계가 지금보다 훨씬 세계화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월드엑스포를 기점으로 부산이 경제의 중심축으로 성장해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가 되길 꿈꾼다. 김 씨는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로 지역에 질 좋은 일자리가 창출돼 청년이 살고 싶은 도시, 떠나지 않는 부산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전 세대가 머리 맞대고 비전 그릴 시간

부산 해운대구의 한 학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정우정(32) 씨는 평생 부산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그는 나날이 악화되는 부산 경제 상황에 연일 깊은 한숨을 쉬어야만 했다. 하지만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가능성을 본 뒤로는 새 희망을 갖는다.

정 씨는 “전문기관 등에서 부산엑스포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61조 원으로 전망하는데, 과실의 대부분은 부산이 얻게 될 것”이라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부산 경제가 엑스포를 통해 완전히 탈바꿈해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도시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2030년엔 30대 후반으로서 부산의 허리 역할을 맡게 될 그는 “엑스포는 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을 전 세계에 공개하는 기술 올림픽인 만큼 부산에서도 새로운 산업이 일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과거 부산을 이끌어온 40대 이상과 새 미래를 그려갈 30대 이하 세대가 머리를 맞대고 부산 비전을 그려 나갈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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