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살찌면 키 큰다? 자칫하면 ‘성인병’ 키운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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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과 건강 수명 ‘10년 차이’
건강 수명 늘리려면 성인병 관리해야
1세 이전의 과도한 영양 섭취는
당뇨병 발병 위험 높이는 비만 유발

소아 비만은 대부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 성인병 예방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 소아 비만은 대부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 성인병 예방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

2015년 유엔은 인간 생애주기를 재정립했다. 사회적 역할의 변화와 역량의 변화를 고려해서 18~65세를 청년, 66~79세를 중년이라 했다. 청년과 중년의 나이가 훨씬 늦은 나이로 바뀌었고, 인생은 60세부터라는 말이 실제가 됐다. 대부분 60세 전후 직장에서 은퇴하면, 일한 기간만큼 여생을 보내야 하는데 ‘건강’이 관건이다.


■건강 수명 늘리는 핵심은?

인간의 평균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평균 수명은 전체 인구 집단이 평균적으로 누린 수명을 뜻하는데, 평균 수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1세 이전 사망하는 영아 사망률이다. 노환으로 인한 사망을 제외하면 출생 후 1년간 가장 많은 사람이 죽기 때문에 평균 수명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 시기의 사망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가 지나면 전염병 확산이나 전쟁,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집단 사망이 없다면 대부분 사고, 자살, 질병으로 인해 사망한다. 최근 의학의 발달로 영아 사망률이 현저히 감소했고, 조기 진단과 치료로 인해 암을 비롯한 질병으로 인한 사망도 크게 줄었다.

200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건강 수명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건강 문제로 일상생활에 제한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2021년 기준 남자 80.6세, 여자 86.6세다. WHO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건강 수명은 2019년 기준 남자 71.3세, 여성 74.7세이다. 평균 수명과 건강 수명이 약 10년 차이가 난다. 노후 생활의 10년간은 건강이 걸림돌이 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질병 사망 통계를 보면 사망 1위가 암이고,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자살, 당뇨병 순이다. 심장 질환과 뇌혈관 질환, 당뇨병 등은 모두 혈관 질환이며 대표적인 성인병이다. 성인병은 인생 후반부터 발생이 많고, 신체 노화로 인한 퇴행적 변화가 원인이다. 암,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콩팥병과 근골격계 질환(오십견, 관절 통증, 근육 경련, 골다공증)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소아와 젊은 나이에서도 성인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성인병을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하느냐가 건강 수명을 늘리는 핵심이다.


PNU박재홍의원 박재홍 원장이 환자에게 성인병 예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PNU박재홍의원 제공 PNU박재홍의원 박재홍 원장이 환자에게 성인병 예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PNU박재홍의원 제공

■주의 필요한 소아 비만

성인병은 나이가 들어 갑자기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서서히 진행해 나이가 들어 진단을 받고 이른 나이에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당뇨병인데, 성인 당뇨병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소인이 발병에 매우 중요하지만 비만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PNU박재홍의원 박재홍 원장은 “소아 비만이 대부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데, 일생 중 유일하게 지방세포의 수가 느는 1세 이전 과도한 영양 섭취는 평생 비만의 위험 속에 살게 만든다”며 “특히 생후 3개월까지는 입에 들어오는 것은 무조건 빠는 원시반사가 있는데, 배가 고파서 하는 행동으로 오해하고 아기가 보채면 무조건 수유로 달래려고 하는 양육 방법은 아이의 삶에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비만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0~19세)은 2018년 2385명에서 2020년 4749명, 2022년 5358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성인병 예방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 탄수화물과 지방 등 칼로리가 많은 음식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등이 풍부한 식사와 몸의 활동을 늘리는 생활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이미 발생한 성인병의 관리도 동일하며, 약물은 보조제로 사용해야 한다. 과거에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인정한 약물이나 최근 우리 사회에서 문제 되고 있는 마약류를 비롯한 비의학적 약물을 이용한 비만 치료는 대부분 실패했다.

박재홍 원장은 “최근 삭센다와 위고비와 같은 비만 치료제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고도 비만 환자의 수술적 치료와 마찬가지로 식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모두 재발한다”며 건강한 식습관을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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