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직 인선에 비명계 “동지 가슴에 비수”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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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조정식 사무총장 유임 등
총선 앞 공천 시스템 장악 반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당직 인선’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에선 “동지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 거취를 놓고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충청 출신 여성 친명계인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을 임명했고, 정책위의장에는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비명계 이개호 의원을 임명했다. 박 최고위원은 최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표를 흔들어서 당에 무엇이 도움이 되느냐”면서 체포동의안 가결파를 강력 비난한 인물이다.

그는 특히 친이낙연계인 박영순 의원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이 대표가 사실상 이낙연계에 대한 ‘자객 공천’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서 “박 최고위원 지명은 통합이 아니라 동지의 가슴에 비수를 들이대는 행위”라면서 “어찌 통합이라 해석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실제 당내에선 친명계 원외 후보들이 비명계 현역의원에 도전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지난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친명계가)서울, 경기도의 각 지역구에 친명과 비명을 대비시켜놓고 친명 후보 밀어주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면서 “결국은 포용하는 것처럼 하면서 (비명계)고사 작전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명계에선 체포동의안 가결 과정에서 사의를 표명했던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 유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을 친명계로 유지하는 것은 결국 이 대표가 공천 시스템을 장악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원욱 의원은 “조 사무총장은 마땅히 직에서 내려와야 한다”면서 “사무총장은 당헌 80조 집행 위반 등 민주당의 현재 모습에 책임이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 직무를 정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에선 일부 권리당원이 이를 근거로 이 대표에 대해 당대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도 낸 상태다. 김종우 기자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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